최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미세먼지가 자욱하다. /연합뉴스정부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 석탄화력발전을 제한하는 정책을 확대한다. 또 발전소 가동 순서를 정할 때 환경비용까지 고려하는 ‘환경급전’을 본격 시행해 석탄보다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먼저 돌리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올해 수립할 예정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 같은 미세먼지 추가 감축 방안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미세먼지가 많은 날 석탄발전기 출력을 최대 성능의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더 자주 시행할 방침이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다음 날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50㎍/㎥로 예상될 경우에만 출력을 제한할 수 있는 현행에서 상한제약 발동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또 상한제약 대상 발전기를 국내 총 석탄발전 61기 중 35기에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충남과 수도권 등의 대규모 석탄 발전단지를 중심으로 석탄발전기를 우드펠릿 등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되며, 환경급전 제도도 올해 처음 도입한다.
환경급전은 생산단가에 반영이 안 된 온실가스 배출권, 약품 처리, 석탄폐기물 등 환경비용을 추가해 석탄과 LNG의 가격 격차를 축소한다. 발전 연료 세제개편이 오는 4월 시행되면 유연탄의 개별소비세가 1kg당 36원에서 46원으로, LNG가 91.4원에서 23원으로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현행은 발전기 효율과 연료비를 고려해 전기 생산단가가 낮은 발전기부터 가동하는 방식이다. 경제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방식이라 석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원자력과 석탄을 먼저 돌리고,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면 더 비싼 LNG, 유류 발전기 등을 가동하는 식이다.
이미 추진 중인 미세먼지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 올봄(3∼6월)에도 노후 석탄발전 4기 가동을 중단하며 황산화물 배출이 적은 저유황탄 사용을 확대, 발전 5개사 연료 평균 황함유량을 0.54%에서 0.4%로 감축한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날 언급한 겨울철 노후 석탄발전 셧다운도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가 문 닫기로 한 노후 석탄발전 10개 중 4기를 폐지했으며, 연말에 삼천포 1·2호기를 추가로 폐지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대책의 효과를 판단, 2030년까지 석탄발전 35기에 11조5,000억원을 투자해 탈황·탈질설비 등 환경설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석탄발전량은 2016년 213.8TWh(테라와트시)에서 2018년 238.2TWh로 증가했지만, 석탄발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6년 3만679 톤에서 2018년 2만2,869 톤으로 줄었다. 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을 2017년 43.1%에서 2030년 36.1%로 축소하고, 미세먼지 배출은 2030년까지 62%, 온실가스는 배출 전망치 대비 26% 감축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때문에 석탄발전이 늘고 따라서 미세먼지가 증가했다는 보수 야당 등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2017년 석탄발전량은 2016년보다 25TWh 늘었는데 이는 전 정부에서 인허가를 받아 건설이 완료된 석탄 11기가 2016년 하반기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 새로 들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정비 일정이 길어지면서 작년 1분기 원자력 발전 비중이 18.9%로 낮아졌지만, 이후 4분기에는 26.2%로 회복하는 등 원자력 발전량이 탈원전과 무관하게 원전 정비일 증감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량 감소량의 대부분은 석탄이 아닌 LNG 발전이 대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