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사용자 닮아가는 'AI 아바타' 만나세요"

개인 맞춤형 AI '에바' 7월 출시

머신러닝·지식그래프 기술 활용

음성 인식해 말투·목소리도 복제




지난 2016년, EBS 장학퀴즈에는 국산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이 인간 참가자들과 대결을 벌였다. 2016년도 수능 만점자, 상·하반기 장학퀴즈 왕중왕, 유명 케이블 두뇌게임 준우승자 등 인간 참가자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그러나 엑소브레인은 무려 510점을 얻으며 인간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차점자의 점수는 350점으로, 160점 차이를 벌렸다. 그해 초반에 이세돌 9단을 대국에서 3대 1로 이기며 충격을 줬던 알파고와 견줘, 엑소브레인은 ‘한국형 알파고’로 불렸다. 솔트룩스는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엑소브레인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국내에서 머신러닝과 지식그래프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업체였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개인 맞춤형 AI인 ‘에바(EVA)’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경일(47·사진) 솔트룩스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솔트룩스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구글과 아마존처럼 저희는 딥러닝 기술과 아시아 최고 수준의 지식그래프 기술을 동시에 갖고 있는 국내 유일의 회사”라며 “앞으로 ‘온 국민 1일 1 인공지능(AI)’ 슬로건을 내세워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인공지능을 가지는 세상을 에바를 통해 구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에바는 비서 기능을 포함한 ‘AI 아바타’다. 단순 정보전달 기능을 넘어 ‘사용자를 닮아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은 물론 음성까지 인식해 사용자의 말투와 목소리까지 복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날마다 심층적인 얘기를 하면서 에바가 사용자를 배워가고, 나아가 사용자 자신이나 제3의 인물을 닮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솔트룩스는 올해 7월부터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losed Beta Test)를 통해 단계적으로 에바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솔트룩스가 AI ‘아바타’를 자신 있게 출시할 수 있는 배경엔 독자적인 AI·빅데이터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다. 솔트룩스는 이때까지 빅데이터 플랫폼 ‘빅오(Big-O)’와 AI 통합 플랫폼 ‘아담’을 동시에 운영해오며 국내 AI·빅데이터 B2B2C(기업과 기업과의 거래, 기업과 소비자와의 거래를 결합시킨 새로운 전자상거래)와 B2G(기업간정부 거래)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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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은 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에 창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대기업과 군, 정부기관에 AI 기반 자문을 도맡아왔다. 그는 “최근 2~3년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분야는 대체로 B2B2C였지만, B2B나 B2G에서도 강세를 보여 왔다”며 “현재까지 군과 정부는 물론이고 국내 유수 대기업에 전략수립, 연구개발(R&D) 전망, 신기술 발굴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담 기술은 이번에 ‘에바’에도 적용됐다.

솔트룩스가 강점을 갖고 있는 또 다른 기술은 지식그래프다. 지식그래프란 한 데이터의 성질을 여러 데이터와 연결해 심층 질의·응답뿐 아니라 고도의 추론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컨대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했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친구다. 정도전은 이성계에 조선 건국을 조언했다. 그렇다면 정도전이 끼친 결과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할 경우 일반 텍스트 마이닝 기반 AI는 답변을 하지 못한다. ‘이성계’와 ‘정도전’에 대한 정보가 서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트룩스의 AI는 지식그래프로 이성계와 정도전 사이의 관계를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위화도 회군’이라고 답변할 수 있다.

이처럼 솔트룩스가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출액의 30%는 반드시 R&D에 쓴다’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번 만큼 쓴다’다. 그는 “몇몇 투자사례를 보면 자기가 번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일이 있다”며 “이럴 경우 미래 가치를 빌려다가 오늘 쓸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는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조는 ‘절박한 마음’이다. 번 만큼 쓰되 R&D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절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솔트룩스는 2016년 99억원에 머무르던 매출액을 2017년 122억까지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솔트룩스 본사 매출은 160억~170억원, 연결기준 매출액은 200억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력 확장을 위해 회계·법률 등 고등 기업자문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법률자문을 비롯해 올해에는 사업 파트너들과 전사적지원관리(ERP)를 데이터 과학과 AI로 체계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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