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연세대 명예교수)은 21일(현지시간) 내달 말에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와 협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파리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 초청 세미나에서 “스톡홀름 북·미협상 결과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에게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윈스턴 처칠이 얘기했듯이 ‘협상이 언제나 전쟁보다 낫다’는 것을 (두 지도자가)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특보는 덧붙여 “북한은 과거에 항상 (미국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참여를 막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 대표의 참여를 허용했다”면서 “이는 놀라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구체적 성과도 없는 포토 세션에 불과했던 것 같다”는 IFRI의 한 국제관계전문가의 지적에 대해선 “상징적이거나 의례적 만남이 아니라 실질적인 합의 문서가 있었다”고 문 특보는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싱가포르 회담이 사진 찍기 용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새로운 결과물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선언문을 읽어보면 구체적이고 매우 실질적”이라면서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두 지도자가 구체적인 문제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문 특보는 북한이 유엔 제재에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지만 단순한 생존 이상의 번영을 원하는 김정은에게 국제사회의 제재는 매우 큰 걸림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재가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생존을 파괴할 정도의 효과는 못 봤다”면서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장기 집권을 위해 핵보다는 경제성장과 번영이 더 필요하다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을 갖게 되면 결국 경제적 번영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한 북한이 지금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