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유럽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 연합체(EMD)에 가입하며 해외 상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을 공략한다.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와 결별 후 주춤했던 해외 소싱 경쟁력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되돌림으로써 3년 내 그 규모를 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홈플러스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파피콘에서 임일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유통연합(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 AG) 회원 가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989년 발족한 EMD는 유럽 및 호주·뉴질랜드 등 20개국 업체가 참여한 유통연합체로 회원사의 연 매출이 총 258조원(2,010억 유로)에 달한다. 독일 ‘마칸트’, 노르웨이 ‘노르게스그루펜’, 스페인 ‘유로마디’, 이탈리아 ‘ESD’ 등이 회원사로, 월마트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그룹이다.
홈플러스 측은 EMD가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유럽의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하기 때문에 해외상품의 소싱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EMD 회원사들이 운영하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이 그대로 도입된다. 회사 관계자는 “EMD는 각 회원사의 연간 수요를 취합해 대규모 물량을 한 번에 발주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제조사는 품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며 “PB뿐 아니라 코카콜라 같은 주요 브랜드 상품 역시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해외의 EMD 회원사가 거래하는 개별 상품 제조사와 소싱을 협의할 수 있는 권한도 얻었다.
홈플러스는 EMD 가입을 계기로 3년 내로 해외 소싱 상품의 규모를 1조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과거 영국 테스코와 함께하며 다양한 해외 상품을 들여와 인기를 끈 바 있다. 당시 해외 소싱 규모는 연 5,000억원을 웃돌았으나 테스코와 결별 후 최근 3년간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첫해인 올해는 식료품·잡화가 주축으로, 3월 출시 예정인 시리얼이 첫 결과물이다. 시중 브랜드 대비 최대 40%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하며 앞으로 선보일 상품도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배터리·맥주·프렌치프라이·치즈·와이퍼 등의 상품 공동 소싱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매년 EMD와의 거래 규모를 100% 이상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EMD 가입 외에도 해외 소싱 경쟁력 만들기에 나선다. 식품 분야는 EMD, 비식품 분야는 세계 최대 아웃소싱업체인 리앤펑(Li&Fung)을 중심으로 협업한다. 아시아 유통업체들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고객의 소비 편익을 높이고 글로벌 소싱의 핵심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EMD 가입을 추진했다”며 “다양한 글로벌 구매 채널을 확대해 고객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협력회사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EMD와 긴밀하게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