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여성 직원의 비중을 높이라’는 여론에 부응해 ‘비중은 늘리되 체력기준도 함께 상향하는’ 안을 꺼내 들었다. 여성을 위한 기회의 문은 열겠지만 실력도 함께 보장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경찰청의 ‘여성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폐지 검토에 이어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문호(사진) 소방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소방조직에서 여성 직원의 비율은 7.5% 정도인데 1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여성 소방관에 대해서는 (체력검정) 횟수를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방청은 현재 악력·배근력·윗몸일으키기 등 종목별로 남성 대비 55~80% 정도인 여성의 체력기준을 80~90%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각 부처에서 소방청에 성별 분리 채용이 아닌 통합선발을 요구하자 소방청은 “재난대응 업무 특성상 곤란하다”고 설명했으며 대신 채용 비율은 늘리되 자격요건도 강화하는 안으로 절충안을 찾았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난에 대한 대응을 성별로 분류해서 하는 것도 아닌데 현재 여성의 체력평가 기준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여성 소방관이 각종 중장비가 사용되는 화재·구조현장에서 남성 소방관과 대등하게 활약하기 위해서는 높은 체력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여성 소방관들은 구급·행정 등의 업무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고 정 청장은 덧붙였다.
전날 경찰청은 경찰대학·간부후보의 양성 통합선발을 위한 체력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어 ‘여성 지원자의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청도 유사한 정책을 검토하면서 제복공무원의 경우 양성평등을 둘러싸고 ‘채용과 체력’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가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