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상 이전과 촛불을 형상화 바닥 포장 등의 내용이 담긴 서울시의 새 광화문광장 설계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표 설계자인 진양교 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가 “고집부릴 생각은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진 대표는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광화문시민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시민위원회가 검토해 안을 확정하면 그대로 저희 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순신상은 광장 초입에 있기 때문에 살짝 비껴가면 전반적으로 광장을 보는 데 큰 장애가 안 된다”며 “동상 존치는 저희 안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화가처럼 작품세계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공공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며 “저희의 덕목은 공간 주인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대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북한산∼경복궁∼숭례문∼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축을 살리도록 설계됐다며 이순신상 이전은 국가 상징 축의 재해석, 경관 측면에서 용기 있게 제안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대왕상에 대해서는 “이 축을 어렵사리 되찾은 마당에 (그대로) 두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진 대표는 광화문광장 바닥 포장에 ‘촛불’을 형상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촛불은 좋은 의미임에도 누구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현 상태가 참 안타까웠는데, 언론에서 혼나며 생각하니 일리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 저희가 더 추상화한 상태로 만들겠다. (광장에) 시민이 모이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됐으면 좋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