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손'이 든 짐...이제 덜어줄 때

토트넘 8경기 연속 선발뒤 합류

바레인전 120분 등 체력 바닥

지나친 의존...심리적 부담도 커

카타르전 패배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카타르전 패배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지난해 월드컵 독일전에서 무서운 스피드로 추가 골을 꽂았던 손흥민(토트넘),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 특급 도우미로 금메달을 빚었던 손흥민과 많이 달랐다. 특히 ‘아부다비 쇼크’로 기억될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8강 카타르전에서 손흥민은 0대1 패배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2선 측면 공격수로 풀타임을 뛰었으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보였던 드리블 돌파나 자신감 넘치는 슈팅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손흥민은 결국 3경기 무득점의 아쉬움을 안고 런던으로 돌아갔다.


손흥민의 조기 복귀가 토트넘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EPL 12월의 선수 후보에 오를 정도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던 손흥민은 지난 14일 리그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고 이후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의 부상까지 겹치며 팀 핵심인 DESK 라인(델리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 중 3명을 잃는 불운에 빠졌다. 이들이 빠진 토트넘은 결국 지난 25일 리그컵 첼시전에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르면 오는 31일 오전5시 리그 왓퍼드전부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소속팀에서 에이스급 위치에 있고 대표팀에서는 부동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대표팀 소집 무렵이면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지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몰린다. 토트넘은 대표팀 차출 전 손흥민을 어떻게든 많이 활용하기 위해 8경기 연속 선발 출전시켰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합류 직후인 조별리그 최종전 중국전에 거의 풀타임을 뛰게 했다. 결승까지 무난한 대진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결과론이지만 중국전 두 번째 골이 후반 6분에 터진 만큼 ‘일찍 교체해줬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은 중국전에는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이름값을 했지만 풀타임을 뛴 바레인과 16강, 카타르와 8강에서는 움직임이 무뎠다. 22일 바레인전에서 후반 동점골을 내주고 연장에 끌려가는 바람에 120분이나 뛴 게 독이 됐다. 손흥민은 “이런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지만 (대회를 준비하며)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제가 관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이어 “이제 아시아에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선수들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대표팀을 생각하며 몸을 만들자고 (동료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관리와 활용법은 벤투호에도 무거운 과제로 남게 됐다. 단순히 어디에 쓰느냐의 포지션 문제뿐 아니라 세심한 컨디션 관리와 함께 에이스로서의 부담을 줄여줄 심리적인 도움도 준비해야 한다. ESPN 영국판 블로그는 “과거 박지성은 많이 뛰면서 한국 대표팀 전체를 리드했다. 손흥민은 박지성과 다른 유형의 선수인데 대표팀 내에서 너무 많은 기능을 요구받는다”며 “한국은 손흥민의 최고 모습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음 월드컵에는 손흥민도 30대다.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