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경제는 상반기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풍부한 유동성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2019년에도 채권시장은 많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음 세 가지 테마들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해나간다면 여러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올해 미국과 글로벌 경제는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경기침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역사적으로 미국 장단기 채권의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현재 평탄해져 있는 채권 수익률 곡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도하게 긴축정책을 펴온 데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
글로벌 경제 역시 침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금리상승과 무역긴장이 기업 신뢰지수를 약화시켜 글로벌 경제는 경기 사이클상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것은 경기수축 국면으로 들어선다기보다 성장세가 평년 수준으로 회귀한다라는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
둘째, 시장의 체계적인 위험에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은 시장에 주요 리스크다. 지난해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치의 “바로 밑에 와 있다”는 발언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기존과는 다른 입장이었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 연준은 말한 것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리스크는 미국의 재정 상황이다. 기록적인 군사 지출과 감세로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미국 기업과 대외 교역환경에 민감한 국가들에 미칠 영향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실제적이고 시의적절한 부양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세계 경제와 원자재 시장에 디플레이션 위기를 조장할 수도 있다.
셋째,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선별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 국채와 회사채의 수익률이 모두 높아지면서 채권의 수익 잠재력은 더 크게 증가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채와 회사채가 동시에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을 때 채권은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변동성과 수익률 잠재력이 높을 때 투자자들은 국채에만 투자하지 말고 회사채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회사채 투자에 있어서는 펀더멘털이 우수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지난 한 해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된 미국 투자적격등급 회사채는 가격 매력도가 충분히 높다. 또한 상승 속도가 더딜 수는 있겠지만 향후 미국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전망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인 신용위험공유증권(CRT)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