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호황 끝났나… 정유 4사 나란히 '어닝쇼크'

4분기 정제마진 악화 직격탄

화학부문도 수요감소

국내 정유업체 4사가 지난해 4·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공급 과잉 및 수요감소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4·4분기에 2,7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GS(078930)칼텍스는 2,670억원의, 현대오일뱅크는 1,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8일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 또한 같은기간 2,9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정유 4사 모두 어닝쇼크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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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부문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며 휘발유 등의 공급이 대량 증가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수요는 줄어든 것이 정제 마진 악화로 이어졌다. 화학 부문 또한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로 다소간 뒷걸음질 쳤다.


연간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대비 크게 감소하는 등 정유화학 업계의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정유화학 업계는 최근 3년간 중국 시장의 수요 확대와 미국 등 주요 업체의 공급 물량 부족으로 호황을 누린 바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54조 5,10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의 3분의 2 수준인 2조 1,202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또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9%늘어난 36조 3,63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8.3% 감소한 1조 2,342억원에 그쳤다. 이외에 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대비 42% 가량 하락한 6,610억원의 영업이익을, 에쓰오일은 50.4% 하락한 6,806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하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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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각 업체들은 올해 실적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올레핀생산시설(MFC) 프로젝트 완료 및 수출 증가 등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선박 운송시 고유황유 사용을 제한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IMO 2020’ 시행과 하반기 공급 안정화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의한 수요 감소와 미국 셰일오일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한 유가 급락, 제품 마진 약세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가 4분기 정유사업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글로벌 경기가 다소간 회복되면 다시금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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