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뭉미’의 아이콘 공명이 영화 ‘극한직업’ 속에서 양파 4자루, 마늘 5접, 파 33단씩을 까며 매일매일 화생방을 방불케 하는 주방 보조의 길을 걸었다. 스크린 속에 보여지는 분량보다, 실제론 더 많은 양파와 마늘 등을 깐 공명은 ‘배우의 눈물 연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영화 속에선 짧게 나오긴 하지만, 내심 그 장면을 보고 뿌듯했어요. 인간은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데 그동안 제가 ...음 눈물연기를 못한거였더군요. 하하.”
지난달 23일 개봉한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명은 실전경험 전무, 열정만 충만한 마약반의 막내 형사 ‘재훈’으로 열연했다. 때로는 범인보다 위험한 그 열정이 종종 마약반을 곤란하게 만들곤 한다. ‘고반장’(류승룡)을 무한 신뢰하는 ‘재훈’은 잠복수사에도 넘치는 의욕을 발휘,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인물이다.
훈훈한 외모와 사랑스러운 ‘멍뭉미’ 매력이 가득한 배우 공명. ’혼술남녀’ ’변혁의 사랑’ 등 드라마와 ‘수색역’ ‘도희야’ 등 독립영화를 통해 차근차근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극한직업’을 통해 상업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마약반의 위험한 열정을 담당한 공명은 재훈의 모습에 공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회 초년생의 불타는 열정, 과욕이 부르는 허당기 있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 것.
“재훈의 모습이 저와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5인방이 모이면 제가 그 속에서 막내이고, 5인방에서도 배우로서 신인급이고 경력도 많이 차이가 나거든요. 재훈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마약반 속의 신입형사가 재훈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점을 조금 더 인물 안에 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이병헌 감독이 “‘극한직업’은 한 팀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영화”라고 밝혔듯이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까지 마약반 5인방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배우 5인의 역대급 케미를 엿볼 수 있다. 신선한 소재와 설정, 재치만점 대사, 싱크로율 100% 캐스팅과 배우들의 환상적인 케미가 더해져 개봉 이후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공명은 인터뷰 내내 “행복한 분들과의 작업이었다”며 설렘을 내보였다.
“‘극한직업’을 통해 지난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었던 사람들을 만났어요. 뒤늦게 합류하긴 했지만 출연을 결정한 첫 번째 이유도 이병헌 감독님과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선배님들이었어요. 제가 애교가 많아서 선배들에게 앵긴다고(?)해야 하나. 그렇게 편하게 다가갔어요. 선배님들이 잘 받아주셔서 편하게 촬영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명은 첫 주연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극한직업은 독수리 오형제인 다섯배우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이다”는 정의를 내렸다. 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다보면 ‘공명이란 배우가 있었구나’를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는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스크린 첫 주연이요? ‘저 배우가 잘 녹아들었네‘란 말만 들어도 좋을 듯 해요. 그런 생각이 드실 만큼, 영화도 재미있으시니까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를 만나는 관계자 혹은 기자 분들이 이 작품으로 잘 되실 것 같다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모두들 감사하신 분들이죠. ‘극한 직업’으로서 공명이란 배우를 많은 분들에게 알리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캐릭터나 많은 분들의 평가를 받을만한 상업영화입니다. 거기에 어떠한 리뷰가 달렸다에 의의를 두기 보단,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공명이란 배우가 있었구나’라고 알렸으면 해요. 그렇게 봐주실 영화가 ‘극한직업’이라 기뻐요.”
2014년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데뷔한 공명은 이제 6년차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스스로는 “여전히 신인이다”며 “한해 한해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제가 걸어갈 배우의 길을 커다란 그림으로 그리고 있진 않아요.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하나 하나 쌓아간다는 마음입니다. 전 제가 신인이다는 생각이 강해서 더 많은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솔직히 몇 년차 배우란 말을 들으면 어색하긴 해요. 물론 언젠가 10년 차가 됐을 때 뒤돌아본다면 다른 말을 할 순 있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그때 쯤이면 제가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커다란 항해를 한다고 할 때 ‘저 길로 해야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죠. 지금은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묵묵히 진실하고 솔직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 뿐입니다.”
공명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배우가 되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걸어온 배우의 길이 “제 자신에 충실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어떠한 정답은 없겠지만, 제 스스로 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도 배우를 계속 해 나가면서, 좀 더 진실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