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꽂이-제가 투명인간인가요?] 그 많던 엄친딸은 다 어디로 갔나

■조앤 리프먼 지음, 문학동네 펴냄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했던, 각종 고시의 수석 자리를 휩쓸고 번듯한 직장에 몸담으며 경력을 쌓아가던 그녀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자신만의 미래를 설계해 가던 여자친구들 중 절반 이상이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이 된 것에 주목한 저자는 여성 정치인과 기업가들에게 국가 운영을 맡겨 금융 위기를 극복 중인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한 미드 ‘워킹데드’ 제작진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치밀한 취재 끝에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무의식적 편견이 여성들을 이 사회의 투명인간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여성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며, 여성과 남성의 능력이 다르지 않다고 교육받으며 자란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남성을 일과, 여성을 가족과 동일시하며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능력치를 구분한다.

관련기사



트랜스젠더의 사례가 특히 흥미롭다. 신경세포 분야 권위자였던 한 여성 연구자는 남자로 성전환수술을 하고서야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반대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어느 생물학자는 계속해서 능력을 의심받게 됐다.

책에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수두룩하다. 읽다 보면 조금은 무의식적 편견을 벗어내는 느낌이다. 이 책을 남자에게만 권해야 할까. 무의식적 편견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는 여성 역시 읽어야 할 책이다. 1만5,800원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