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이 본격화되는 설 연휴기간에는 평소보다 사고가 급증해 졸음쉼터 이용, 뒷자석 안전띠 착용 등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절반에도 못 미치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면 인명피해 확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3일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이 최근 3개년(2016∼2018년) 자동차보험 대인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 전날 사고건수는 평소 대비 4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에는 2,877건 수준이었지만 설 연휴 전날에는 평균 4,031건으로 급증했다. 설 당일에는 가족 성묘를 목적으로 친인척이 동승하는 경우가 많아 가장 많은 부상자(6,755명)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소보다 55.8%나 높은 수치다.
피해자 역시 평상시보다 1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세미만 어린이와 19세이하 청소년 피해자가 평소보다 각각 76.2%와 92.3%씩 크게 증가했으며 60세 이상 연령대는 평상시보다 감소했다. 아울러 설 연휴 기간에는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께 부상자수는 감소했지만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6시 사이 부상자는 3,357명으로 평상시보다 46.9% 증가했다. 특히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가 누적되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에는 사망자 수가 평균 1.1명으로 평소보다 31.6%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설 연휴 기간에는 교통사고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달 26일 서울을 드나드는 주요 고속도로 요금소 4곳에서 승용차 2,186대를 점검한 결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54.9%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한 지난해 9월(36.4%)에 비해선 높아졌지만 여전히 앞 좌석 착용률(94.6%)에는 못 미치는 실정이다. 어린이 보호장구(카시트) 안전띠 착용률도 68.6%에 그쳤다. 카시트를 제 위치가 아닌 조수석에 장착한 경우도 15.7%에 달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교통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과 캐나다는 각각 97%, 95%의 착용률을 보였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안전띠 착용 여부는 교통사고 때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라며 “특히 60대 이상 시민들과 10대 청소년들이 뒷좌석 안전띠 착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사상자 중 사망자의 비율은 안전띠 미착용이 1.04%로 착용한 경우(0.04%)보다 26배 높았다. 중상(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1∼3급 상해) 발생률도 안전띠 미착용 시 3.73%로 착용 시(0.22%)의 약 17배였다.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에 따른 사망자는 60대 이상이 34.4%로 가장 많았고, 청소년(13∼19세)이 14.0%로 그 다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