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다큐 3일’ 강릉 모래내한과마을, 설 명절 앞둔 가장 바쁜 72시간

사진=KBS 제공사진=KBS 제공



오늘(3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솜씨, 이어지다 - 강릉 모래내한과마을‘ 편이 전파를 탄다.

50여개의 한과 업체가 모여 있는 마을.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고집스레 내려온 솜씨. 다가오는 명절, 1년 중 가장 분주해지는 시간. 대대로 내려온 전통에 감사하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강릉 모래내한과마을 72시간이다.


▲ 어서오우야 한과마을이래요



거센 겨울바다를 앞에 둔 고즈넉한 시골마을. 한 집 건너 한 집이 한과를 만드는 강릉시 사천면 한과마을엔 총 50개의 한과 업체가 모여 있다. 130년 전부터 내려온 제조 방식은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과를 만들어 내다 팔면서 대한민국 대표 한과마을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30일 동안 발효시킨 찹쌀을 쪄서 반죽을 만들고 햇볕에 말린 후 바탕을 튀겨 달콤한 조청을 덮고 그 위에 고소한 튀밥을 입히는데 이 모든 과정이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공장 기계화를 시키면 몸은 훨씬 편해질 것을 알지만 전통의 맛을 포기할 순 없다. 대대로 내려온 각별한 정성, 고집스런 정성이 지금의 한과마을을 만들었다.



바탕 만드는 공정이 보통 새벽 4시에 시작하면 저녁 10시까지 계속 돌아가요.

며칠을 반복적으로 계속 하는 거예요? / 몇 달 동안. 그래서 힘들어요.

-곽기백 (무진장한과 사장)


▲ 아침 새보다 일찍, 밤 부엉이보다 늦게



해가 채 뜨지도 않은 이른 새벽은 한과마을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설날을 앞두고 폭발하는 주문량에 맞춰 한과를 만들기 위해선 아침 새보다 더 일찍이 움직여야만 한다. 한과 일을 시작하고 밤잠이 없어졌다는 선미한과 조미영(64) 사장. 밤새 굳어버린 조청을 녹이고, 전날 받은 주문량에 맞춰 생산목표를 계획하고, 당일에 보낼 택배 리스트를 정리한다. 아침부터 고된 일이지만 즐겁게 일 해주는 직원들이 있어 든든하다. 전쟁 같은 하루를 보냈음에도 끝내 주문량을 맞추지 못한 곳도 있다. 여지없이 야간으로 이어진 작업. 몸이 열개였어도 모자라지 않았을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옛날한과 김경옥(44) 사장은 꺼지지 않은 작업장 불빛 아래 분주한 손길을 재촉한다.



지금은 직계 가족이나 누구든 안 좋은 일을 당해도 가볼 수가 없을 정도로 바쁜 시기고요. 마음대로 아파서도 안 됩니다.

-최형준 (갈골한과 실장)

▲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마을

변함없이 지켜온 전통한과마을에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제수용, 명절 선물용으로만 주로 사랑 받았던 한과를 ‘좀 더 대중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시작된 것. 명일한과 장원준(33) 대표는 과일한과, 치즈한과, 초콜릿한과 등 다양한 맛을 개발하고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소포장 판매를 시작했다. 선미한과 김성래(35) 씨는 한과카페를 오픈해 한과와 차를 편히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SNS홍보와 전략적인 사업계획,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 마케팅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법을 지키되 새로움을 입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한과를 찾도록 하는 것이 한과마을 3세대들의 공통된 목표! 한과도 프랑스의 마카롱, 이탈리아의 티라미슈와 같은 훌륭한 디저트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한과마을 젊은 세대들의 열정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한과가 매력적이다. 좀 더 먹고 싶다’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한과를 만들고자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김성래 (선미한과 아들)

김호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