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사망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발전정비 근로자의 기본 계약기간을 3년에서 6년으로 늘린다. 또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작업장 안전을 우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김용균법 후속대책 당정협의’에 따라 비정규직을 비롯한 근로자 전체의 고용안정성과 작업여건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김용균씨가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당초 계약금의 절반 정도밖에 노무비를 받지 못했던 것에 비춰 근로자에게 노무비를 삭감없이 지급토록 할 방침이다.
노무비가 제대로 지급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발전회사-정비업체간 계약에 관련 내용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발전정비의 경우 현재 기본 계약기간이 3년밖에 안돼 계약이 바뀔 경우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녀야 하는 등 고용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본 계약기간을 갑절로 해 6년으로 늘린다.
업체가 경비 삭감 차원에서 근로자 임금을 터무니없이 깎거나 안전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지 못하도록 계약 단계에서부터 이를 원천봉쇄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종합심사 낙찰제를 도입해 기술력 평가를 강화하고 안전관리 역량, 정규직 비율 및 가격 등을 종합 평가해 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특히 가격의 경우 현재는 낙찰 하한가를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입찰 평균가격을 제시한 업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발전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진행 중이다.
연료·환경설비 운전 인력의 경우 5개 민간업체, 총 2천266명(비정규직 436명 포함)을 자회사 등의 형태로 정규직화하기로 했다.
경상정비 인력 민간 정비업체 8개사 2천505명(비정규직 199명 포함)에 대해서도 정규직화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작업환경 마련을 위해, 석탄발전소 작업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2인 1조 시행 등 긴급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한다.
2인 1조에 따른 적정인원 충원과 안전커버·펜스는 2월 중으로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또 현행 석탄발전 설비·시설이 국제 기준에 비춰 안전한지 아닌지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철저히 진단하고,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해 추후 설비보강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 설비가 15∼20년 정도 노후한 것이 많아 근로자 안전에 위협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최신 설비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근로자가 안전문제를 건의해도 묵살되는 일이 없도록 오는 4월 중 석탄발전 단지별로 근로자·시민단체 및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안전경영 최고 기구로서 작업환경 개선요구 등을 심의해 그 결과를 대외에 공표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 1분기부터 정비분야 신규 인력에 대해서는 발전정비협회 주관으로 통합 안전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