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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오나라, 리즈시절에 정통멜로 도전..눈의 실핏줄까지 터뜨릴 수 있을까

“‘스카이 캐슬’은 오나라에게 ‘미라클’”

“이름 값 하는 배우 될 것”


“인터뷰 체질인가봐요. 아직도 에너지가 남아있어요.”

7일과 8일 연달아 하루를 싹 비운 채, 연속해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는 오나라는 인터뷰 두 번째 날임에도 에너지가 넘쳤다.

오나라는 JTBC 최고 화제작 ‘SKY 캐슬’에서 정열적이면서도 러블리한 매력의 ‘패리스힐튼형 엄마’ 진진희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SKY캐슬’은 1.7%(닐슨,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시청률로 시작해 23.8%로 종영하며 커다란 관심을 받았다. 오나라는 “자신에게도 ‘스카이 캐슬은 기적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 계층 사이에서 주목받은 드라마는 없었다. 게다가 특정 주연 배우 뿐 아닌, 모든 배우들 한명 한명이 각자 다른 매력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사진=양문숙 기자/사진=양문숙 기자




/사진=양문숙 기자/사진=양문숙 기자


생각과 감정이 표정과 말투로 고스란히 나타나는 잔진희는 누구보다 표현에 솔직하기 때문에 사랑스러웠다. 남들 눈을 신경 쓰는 사람들이 모인 SKY 캐슬에서 꾸밈없이 앞뒤가 똑같은 진진희네 (찐찐네)가족. 말을 듣지 않는 남편 우양우와 아들 수완이를 타박하는 모습도 다른 가족들보다 더 현실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가끔 눈치 없는 한마디를 던질 때는 마냥 얄밉다가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것이 진희만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스카이 캐슬’의 핵심 메시지는 진진희 가족이 쥐고 있었다.

‘갑작스런 해피엔딩’이란 시청자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오나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너무 불행했을 것 같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전했다. 오나라는 ‘우양우네 가족이 피라미드 모형으로 호두를 깨는 장면이 이 드라마가 그리고자 하는 메시지이다’는 말도 보탰다.

“최종회를 놓고 여러 의견이 있었던 건 알아요. 저희가 대본을 받았을 땐 너무 따뜻했어요. 이 작품에서 하고 싶었던 게 어떤 결론이 아니잖아요. 전 작가님과 감독님이 하고 싶었던 말은 ‘공부스트레스가 극심해도 부모에게 사랑을 받은 아이는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는 거죠. 감독님이 호두까는 그 장면 찍기 전에 말씀 해주셨어요. 저희 가족에게 그 장면이 왔다는 게 너무 영광스러웠죠.”

2018년 오나라는 tvN‘나의 아저씨’와 JTBC ‘스카이 캐슬’이란 인생작 2편을 만났다. 배우 오나라는 극과 극인 ‘정희’와 ‘진진희’ 두 인물 안에 자신의 숨겨진 모습이 다 담겨 있다고 했다. 이젠 오나라의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팬층도 많아졌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부담감도 커진 게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죠. 차라리 드라마 할 때가 행복한 거죠. 종영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실전이잖아요. 슬슬 다음 작품이 걱정이에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서 ‘오나라’란 이름에 걸맞는 이름값 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커졌어요”



그가 꼭 맡고 싶은 장르는 정통멜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예쁘다. 예쁘다 ’하시면서 사랑해주시니까, 리즈시절 때 여자배우라면 꿈 꾸는 정통멜로를 해보고 싶어요.”라고 털어놨다.

오나라가 그리는 정통멜로의 컬러도 명확했다. 풋풋한 20대 사랑이 아닌 깊고 묵직한 사랑을 원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내면에서 차오르는 사랑의 고민과 슬픔에 잠 못 이루며, ‘눈 흰자에 실핏줄이 터지는 여인’의 모습까지 상상했다. 그만큼 원하고 갈망하고 있었던 것.

“지금까진 비슷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주로 밝은 이미지를 해왔죠. 그것마저 감사했어요. 제 장기를 알아봐주시고 작품에 불러주시는 게 감사했으니까요. 그런데 ‘스카이 캐슬’ 이후로 비슷한 역을 하면 ‘또 저거야?’ 란 반응을 할 수 있어요. 물론 이젠 ‘밝은 건 하지 않을 것이다’ 는 아니에요.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원하시면 해 드려야 하는 게 맞아요. (나의 아저씨)김원석 감독님이 저에게 ‘정희’란 인물을 주신 게 감사해요. 제 이면의 다른 걸 봐주시는 분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잖아요. 저의 다른 면을 보고 싶어하는 감독님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오나라의 차기작은 어떤 작품이 될까. 그는 차기작을 뭘 만나게 될지 ‘소개팅 상대를 대하듯’ 굉장히 설레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사진=양문숙 기자/사진=양문숙 기자


“소개팅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요. 어떤 배역이 들어올까. 그 배역과 연애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어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서)20년 동안 소개팅을 안 했어요. 그래서 소개팅을 어떻게 하는지 까먹었을지도 몰라요. 호호호 . (새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길지는 않았으면 해요. 이번 여름에는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그래요. ”

드라마 속 진진희는 비싼 그릇에 집착한다. 반면 오나라는 물건이 아닌 ‘사랑’과 ‘관심’에 울고 웃는다고 했다. 그는 “저는 뭐 집착하는 게 없다” 며 쿨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 다만 집착하는 게 있다면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이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날리기도. 이어 ”요즘엔 인스타 팔로우수에 자꾸 신경이 가요. 처음에 몇만에서 시작했는데 ‘스카이 캐슬 ’이후 20만 넘게 갑자기 불어놨어요. “란 말도 덧붙였다.

인터뷰는 실제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매력이 일품인 ‘진진희’와 함께 있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에 ‘우양우네 가족으로 인연을 맺은 조재윤씨가 오나라의 정통멜로의 상대가 된다면 어떨까’란 질문까지 이어졌다.

“조재윤씨요? 물론 눈의 실핏줄이 터질 것 같아요. 웃겨서요. 호호호 .사실 재윤씨랑 케미가 너무 좋았던 현장이었어요. 찐찐이란 애칭도 만들어주신 분이잖아요. 조재윤씨 덕분에 진진희 가족이 예쁜 가족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조재윤씨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있어요. 아들 수한이의 가출사건을 경험한 이후, 아들이랑 침대에서 껴안고 “엄마도 처음이어서 잘 모르겠다”는 말도 우리 수완이가 제가 모성애가 생길 수 있게 진심으로 다가와줘서 가능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저희 진진희네 가족이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한 6개월이었습니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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