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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청자상감 용봉모란문 그릇

국보 제220호 청자 상감용봉모란문 합과 탁.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220호 청자 상감용봉모란문 합과 탁. /사진제공=문화재청



고려청자는 병과 연적 외에도 식기부터 기와까지 다양하게 이용됐다. 국보 제220호는 청자로 제작된 뚜껑 달린 그릇과 받침, 숟가락 일체를 포함한다. 여기에 상감기법으로 용과 봉황·모란 문양이 새겨져 있어 ‘청자 상감용봉모란문 합 및 탁’이라 불린다. 합(盒)은 뚜껑 있는 그릇, 탁(托)은 받침이다.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청자를 위에서부터 보면 작은 다람쥐 형상이 꼭대기에 앉아 뚜껑 손잡이를 대신한다. 다람쥐 주변으로 둥글게 연꽃무늬와 물결무늬가 펼쳐지며 그 아래로 용이 꿈틀대고 봉황이 날아오른다. 뚜껑을 열어 안쪽을 보면 구름과 학이 새겨져 있다. 대접의 아가리를 보면 가장자리에 번개무늬(雷文)가 띠를 이루며 그 아래로 작은 학과 구름이 규칙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릇의 몸체는 풍요로운 모란과 국화 문양이 에워쌌다. 그릇 받침의 윗면에는 용·봉황·구름이 있고 그 아래쪽에는 구름과 봉황이 상감돼 있다. 문양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고 극도로 섬세하며 상감기법에 쓰이던 거의 모든 무늬가 총망라된 것으로 미뤄볼 때 13세기 고려 왕실이나 귀족층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곡선미가 우아한 숟가락을 넣었을 때 뚜껑이 들뜨지 않게 뚜껑 안쪽에 홈을 파 놓은 것 등으로 봐 실제 사용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부분적으로 황록색을 띠는 맑은 푸른빛이 서정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음달 3일까지 열리는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에서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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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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