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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서울' 이후 44년만에…특별한 '경평올림픽' 열릴까

남북 '2032올림픽' 공동으로 추진

서울, 부산 제치고 남측도시 선정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11일 2032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 투표에서 승리한 뒤 김영채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11일 2032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 투표에서 승리한 뒤 김영채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8 서울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특별한’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까.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위한 남측 신청 도시로 서울이 선정됐다. 체육회는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내 벨로드롬에서 개최한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서울을 신청 도시로 결정했다. 서울과 부산이 각각 지난해 말과 지난달 28일 ‘서울·평양 공동 유치’와 ‘부산·평양 공동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체육회 유치 도시 선정 평가위원회는 지난달 23~25일 서울과 부산의 현장 실사를 마쳤다. 실사 결과는 지난 1월31일 체육회 이사회에 보고됐다.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대의원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신청 도시 투표에서 서울은 전체 49표 중 과반인 34표를 얻었다. 애초에 수도 평양을 내세운 북한에 수도 서울이 아닌 도시를 파트너로 제안하는 데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런 분위기는 투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이 신청 도시로 결정됐다고 해서 2032년 평양과의 올림픽 공동 개최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의 심의·의결을 거친 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오는 15일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위스 로잔 본부를 방문, 2032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전달한다. 서울·평양은 2032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중국·호주·인도·인도네시아 등과 경쟁해야 한다. 올림픽 개최지는 보통 대회 7년 전 총회에서 발표한다. 관례대로면 2032년 대회 개최지는 2025년 발표가 예상되지만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2024 올림픽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프랑스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2017년 8월에 이미 2024년 파리, 2028년 LA로 한꺼번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서울·평양이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1988 서울 하계, 2018 평창 동계 대회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올림픽을 개최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19일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2032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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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45분간의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선 서울은 각종 국제대회와 이벤트 유치 경험, 충분한 인프라 등으로 표심을 얻었다. 박 시장은 “서울은 625년 동안 이어져 온 한국의 브랜드다. 북한의 수도 평양과 격이 맞는 도시이며 대회 이후에도 시설물들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서울은 평양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보여준 기민한 대응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추가 재정 투입 없이도 효과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호소했다. 서울은 서울·평양의 개·폐막식 공동 진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통일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정부와 협업해 ‘경평 올림픽’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청 도시로 확정된 후 박 시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 냉전 기류 속 ‘화해 올림픽’이었고 2018년 평창올림픽이 ‘평화의 시금석’을 놓았다면 2032년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은 ‘평화의 종착점’이 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은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부산·서울·평양, 또 다른 북한 도시의 공동 개최를 제안하는 한편 2002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경기장 시설과 운영 노하우, 1988 서울올림픽 당시 요트 종목을 치른 경험 등을 내세웠지만 표심을 뒤집지는 못했다.
/진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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