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비밀리에 망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마두로 대통령 측이 갑작스럽게 퇴진하는 상황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권유에 밀려 비상계획(플랜B)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망명 후보지로는 쿠바, 러시아, 터키, 멕시코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마두로와 측근들이 쿠바로 간다면 미국에 제재의 명분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은 역내에 국가 차원의 테러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쿠바를 겨냥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에 몸담은 일부 인사가 무기와 마약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망명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미국이 배후 조종한 쿠데타를 통해 자신을 축출하려고 하지만 나는 아무 곳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일각에서는 마두로의 국외 도피 관측을 흘리고 서방 언론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려는 것은 마두로 정권 내에 공포와 불안을 확산시켜 내분을 유도하는 고도의 ‘심리전’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과 작년 대선의 불공정을 지적하며 같은 달 23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사이의 강경 대치로 심각한 정국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40여 서방국가들은 과이도 의장을, 러시아와 중국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