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그동안 요구해왔던 진찰료 30% 인상이 불발되자 정부에서 주최하는 회의 참석, 위원 추천 등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향후 복지부가 주최·개최하는 모든 회의에 일절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원 추천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또한 각 시도의사회와 대한의학회 등에도 공문을 보내 이러한 내용을 알리고 의협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공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적정수가 보장 약속을 복지부가 정면으로 위배한 데 유감”이라며 “수가 적정화 이행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복지부의 입장을 확인해 더는 대화와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날 상임이사회를 열어 의료계 현안을 논의해왔던 정부와의 대화창구를 전격 폐쇄하는 등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만약 의협과 정부와의 대화가 중단되면 고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논의하던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 등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이미 정부와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므로 회원들의 지지만 있다면 파업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계획”이라며 “우선 상임이사회에서 향후 대응책은 물론 전체 의사회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의협은 의료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진찰료를 30% 인상하고, 처방료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현재의 건강보험체계는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하는 저수가에 기반해 유지돼왔으므로 정부가 나서 해결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복지부는 이달 초 의협에 “협회에서 요청한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신설은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소요를 수반할 뿐 아니라 진료 행태 변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협은 현재 “의료계 전 직역을 모아 강력하게 투쟁하고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대한민국 의료 파탄 시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