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위메프를 창업한 성공한 벤처 사업가이자 소문난 야구 마니아인 허민(43)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스프링캠프 마운드에 올라 프로선수들을 상대했다. 2이닝 무실점 호투한 허 의장의 투구에 대해 선수들은 “아마추어의 공이 아니다. 변화가 꽤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지난해 12월 히어로즈의 사외이사(이사회 의장)로 영입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히어로즈 구단 자체 평가전에서 원정팀 선발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선수단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1회 선두타자 서건창을 공 3개로 1루 땅볼 처리한 허 의장은 후속타자 허정협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이어 박병호에게 내야안타, 김하성에게 볼넷, 장영석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2사 만루에 몰렸으나 이지영을 3루 땅볼 처리해 실점을 피했다. 2회에도 이정후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는 등 실점하지 않았다. 2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하는 동안 투구 수는 43개. 모두 너클볼(공에 회전을 주지 않고 손가락으로 밀어 던지는 변화구)이었다. 허 의장은 “너클볼러가 절대 피해야 할 행동인데 2회 서건창을 상대할 때 삼진 욕심을 냈다”고 아쉬워하며 “4년 만의 실전 경기였다.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 의장은 지난 2011년 한국 최초의 독립 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했고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원더스는 2014년 해체됐다. 허 의장은 너클볼을 익혀 2013년 미국 독립리그 록랜드 볼더스에서 투수로 뛰었다. 지난해 9월 KBO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가했지만 지명받지 못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