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근 해저에서 발견된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 /사진제공=외교부2년 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심해 수색 작업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발견됐다. VDR은 흔히 ‘블랙박스’로 불리는 기록 장치로 사고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정보들이 담겨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을 맡은 미국 오션인피니티사의 시베드 컨스트럭터호는 17일(현지시간) 원격 제어 무인잠수정(ROV)을 이용해 선체 일부인 선교와 블랙박스를 찾는 데 성공했다. 선교는 선체에서 떨어져 나간 상태였으며 블랙박스는 인근 해저면에서 발견됐다. 시베드 컨스트럭터호는 이번 수색 작업을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해 14일 사고 해역에 도착,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발견 지점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서쪽으로 1,860노티컬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수심은 3,461m다.
외교부 당국자는 “VDR은 회수된 후 부식 방지 특수용액에 담겼으며 우루과이 몬테비데오항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VDR에는 날짜와 시간, 선박 위치, 속력, 방위, 선교 녹음, VHF통신(선박 초음파 통신) 등의 자료가 저장돼 있다”면서 “운행 적절성과 사고 당시 선박 상태, 사고 전 선박의 손상 여부 등과 관련한 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료 분석 소요 기간은 짧게는 한 달, 길면 수개월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 침몰했다. 탑승자 중 필리핀 선원 2명은 구조됐고 한국인 8명 등 22명은 실종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심해 수색 작업을 위해 미국 오션인피니티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해 48억4,000만원에 심해 수색 프로젝트를 맡겼다. 오션인피니티사는 앞으로 선체 본체와 미확인 구명벌 발견, 수중촬영을 통한 선체 상태 확인, 3D 모자이크 영상 재현 등을 위해 심해 수색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