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직원과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모(28)씨가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 변호인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강남경찰서 관계자 1인에 대해 명예훼손 및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이날 강남경찰서가 “김씨의 추가 강제추행 혐의가 포착됐다”고 전한데 대해 “3차례 경찰 조사에서 추가 추행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일방적으로 공표해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특정해 조사하고, 정확한 영상을 확보한 다음 김씨를 불러 조사하는 게 순서상 맞다고 보는데, 무작정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남경찰서는 클럽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중 김씨의 추가 추행행위로 보여지는 장면이 있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CCTV의 화질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김씨는 지난 12월 피해자 2인의 고소로 강제추행으로 입건됐다. 이중 1인이 클럽 MD로 근무하며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여성 ‘애나’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클럽 측이 사태 무마를 위해 고소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현재 버닝썬 사건에 대해 쌍방폭행·공무집행방해·성추행 관련 부분은 강남경찰서가,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후발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가 나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4일 역삼지구대와 버닝썬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청 광수대는 마약 유통 의혹을 받는 버닝썬 직원을 구속했고, 클럽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A씨에 대해서도 출국정지를 신청했다. 이와 별도로 광수대에서는 김씨가 경찰을 증거인멸,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김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의혹은 김씨가 지난해 11월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김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모씨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로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고,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커졌다.
김씨 측은 “아직 광수대나 강남경찰서에서 추가로 출석 요청을 받은 내용은 없다”며 “(경찰이 김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데 대해) 사이버수사팀과 출석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