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국당 "文대통령, 사임한 닉슨과 다르지 않아…진실 은폐"

'워터게이트 사건' 거론하며 文 정부 도덕성 맹비난 전략

"제2·3의 내부고발자 또 나올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9일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스 전 미국 대통령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을 비판했다.

닉슨을 낙마로 이끈 것이 비리를 덮으려던 거짓말이었다는 점을 강조해 김태우 전 수사관 등이 제기한 의혹에 부인으로 일관하는 현 정권과의 유사성을 주장한 것이다. 한국당은 ‘5·18 망언’ 논란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5·18 발언 비판을 쟁점화하는 방식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주 방미일정 도중 워터게이트 호텔에 묵었던 사실을 전한 뒤 문 대통령과 닉슨 전 대통령이 유사성이 있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워터게이트란 지난 1972년 당시 닉슨 대통령의 비밀공작반이 워싱턴DC 워터게이트 빌딩에 소재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으로, 이를 ‘가짜뉴스’라고 부인하던 닉슨 전 대통령은 사건이 사실로 밝혀지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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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당시 닉슨 대통령이 모든 사건을 지휘했던 워터게이트 호텔 205호에 묵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부 들어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이 한 건도 없다던 문 대통령은 김태우 전 수사관의 특별감찰반 공익제보를 묵살한 채 오히려 기밀누설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면서 “하지만 김 전 수사관이 폭로한 ‘환경부 블랙리스트’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하나하나씩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김태우 특검과 신재민 청문회, 손혜원 국정조사, 문다혜 사건에 대해 묵묵부답만 하고 있다. 하지만 제2·3의 딥스로트(내부고발자)는 또 나올 것이다”라며 “청와대의 침묵은 또 다른 진실을 회피하는 은폐이고, 바로 이것이 거짓”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한표 의원도 “진실을 완전히 뒤집어 가짜뉴스와 가짜여론을 만드는 것은 이 정부가 전 정부에 비교해 선수급”이라면 “나 원내대표가 워터게이트 호텔에 의미 있는 방문을 했는데 문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이 왜 하야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거짓말이다”이라면서 “가수 조항조의 노래처럼 이제 우리 국민은 (문 대통령의) 사랑했다는 그 말도 믿지 않고, 속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당내 일부 의원의 ‘5·18 망언’에 대해 문 대통령이 “국회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역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국회 전체를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한 자기 부정집단으로 매도했다”며 “대통령 최측근은 선거에서 여론 조작해 구속되고, 환경부 블랙리스트로 민간인 사찰이 밝혀진 마당에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이라면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의 통합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문 대통령은 불난 데 기름 붓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고, 대국민 막장쇼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올렸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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