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한미동맹 강화 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에 다녀온 여야 의원들과 만나 “미국도 과거와 달리 점점 정파적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미국 조야의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 등 한국 의회 대표단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면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전망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 선언문은 김정은에게 주는 선물이며 (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조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여야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외교안보포럼 주최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북미 2차 정상회담 관련 미국 내 정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착수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립 심화 △ 2020년 대선 선거전에 돌입하는 정치 현실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했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영향력 증가 △잘 맞아떨어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직감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특히 그는 비건 대표에 대해 “실용적이고 현안 파악이 빠르며 외교정책을 성공시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위트 연구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그림을 한 번에 그릴 수는 없다”며 “북한도 한 번에 모든 시설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만큼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단계적 로드맵 교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홍우·임지훈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