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인 버버리가 최근 열린 런던패션위크 무대에서 자살을 연상시키는 올가미 밧줄을 패션 요소로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찌·프라다의 ‘흑인 비하 패션’에 이어 최근 패션계에서 잇따라 디자인 논란이 불거지며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CNN 등은 마르코 고베티 버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성명을 통해 “발생한 논란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앞으로 나올 제품에서 올가미 장식을 모두 제거했으며 사진도 삭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것은 버버리가 지난 17일 패션쇼에서 선보인 ‘후드 끈’이다. 올가미 같은 매듭이 모델 목에 걸려 있어 자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날 패션쇼 무대에 선 모델 리즈 케네디는 자신이 이 옷을 입은 것은 아니지만 올가미 모양의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며 인스타그램에 분노의 글을 쏟아냈다. 그는 “자살은 패션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고 교수형에 얽힌 끔찍한 역사도 있다”며 “이 옷을 보자마자 가족의 자살을 경험했던 그 당시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케네디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고 버버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고베티 CEO는 소식을 접한 뒤 케네디에게 전화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최근 들어 빈번해진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 논란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구찌는 흑인 얼굴을 형상화한 스웨터를 출시해 논란이 커지자 대표가 직접 사과했다. 지난해 12월 프라다도 인종차별을 연상시키는 액세서리가 비난을 받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