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갤럭시 시리즈가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새로운 10년을 앞서 이끌 갤럭시 S10과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에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확대 전략까지 이중고로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은 20일 오전11시(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S10과 갤럭시 폴드를 직접 소개했다. 고 사장은 두 스마트폰이 모두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갤럭시 S10은) 오늘날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스마트폰 업계에 모멘텀을 만들어 앞으로는 경험 혁신가(Experience Innovator)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갤럭시 폴드에 대해서도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5G·펜타카메라·1TB 용량까지…‘괴물폰’ 갤S10=갤럭시 S10은 삼성전자 갤럭시의 10년간 진화를 보여주는 완성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 사장은 “갤럭시 S10에 의미 있는 혁신을 집대성해 미래 스마트폰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 S10 시리즈는 S10e, S10, S10플러스, S10 5G로 구성된다. 이 중 갤럭시 S10e는 애플 아이폰 XR처럼 플래그십폰이지만 초고급보다 한 단계 낮춘 사양을 적용해 다양한 수요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예전에 비해 또렷해지고 다양성이 많아져 더 많은 옵션과 넓은 범위의 제품·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화면은 카메라 홀 외에 스마트폰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갤럭시 S10e는 5.8인치, S10은 6.1인치, S10+는 6.4인치, S10 5G는 6.7인치로 상위 모델일수록 화면 크기가 점차 커진다. 카메라 개수 역시 갤럭시 S10e는 3개(전면 1개, 후면 2개)인 반면 S10은 4개(전면 1개, 후면 3개), S10+는 5개(전면 2개, 후면 3개)로 늘어난다. 갤럭시 S10 5G의 경우 카메라 개수는 갤럭시 S10+ 모델과 같지만 전면 카메라 2개 중 하나가 3D 심도 카메라다. 모든 모델은 후면에 사람의 시야각(120도)과 비슷한 수준인 화각 123도의 초광각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또 갤럭시 S10e는 측면에 지문센서가 있는 것과 달리 상위 모델들은 초음파식 지문 스캐너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전면 화면의 아래쪽 가운데 엄지손가락을 대면 지문인식이 이뤄진다.
갤럭시 S10+의 경우 업계 최초로 1TB에 달하는 내장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512GB의 마이크로SD 카드까지 넣으면 최대 1.5TB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5G 본격 상용화에 발맞춰 갤럭시 S10 5G 모델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풍부한 그래픽의 클라우드 기반 게임을 끊김 없이 할 수 있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S10 시리즈는 다음달 8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21일(미국 기준)부터 시작되는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제공한다.
◇펼치면 7.3인치 대화면이…얇고 강한 갤럭시 폴드=폴더블폰은 애플 아이폰 이후 약 10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폼팩터 변화의 결과물이다. 애플이 지난 2007년 직사각형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10여년간 프리미엄폰 시장을 주도한 것처럼 폴더블폰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10년간 왕좌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4.6인치, 펼쳤을 때 7.3인치의 화면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를 개발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약 50%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순히 디스플레이가 구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접히도록 만들었다. 여러 번 접었다 펴도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까지 갖췄다.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갤럭시 폴드만의 차별화는 사용경험에서도 나온다. ‘멀티 액티브 윈도’를 통해 펼친 상태의 화면에서 인터넷 브라우징과 멀티미디어·메시징 등 동시에 애플리케이션 3개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폴더블폰이 접힌 상태에서 사용하던 앱을 펼쳤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어서 이용할 수 있는 ‘앱 연결 사용성’을 지원한다. 폴더블폰을 접거나 펼칠 때와 상관없이 언제나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커버 1,000만화소 △전면 1,000만·800만화소 △후면 1,600만·1,200만·1,2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갤럭시 폴드는 12GB 램에 512GB 저장용량을 갖추고 있다. 총 4,380mAh의 ‘듀얼 배터리’ 시스템으로 오랜 시간 폴더블폰을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폴드는 글로벌 시장에 2·4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80만~200만원대까지…가격도 세분화 전략=삼성전자는 플래그십폰의 수요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가격 세분화에 나섰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미국 가격은 1,980달러(약 222만원)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 S10 시리즈의 가격 범위는 이보다 넓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10e는 89만9,800원(128GB), 기본형인 갤럭시 S10은 △105만6,000원(128GB) △129만8,000원(512GB), 상위 모델인 S10+는 △115만5,000원(128GB) △139만7,000원(512GB)가량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