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열풍’을 일으켰던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오는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600만달러(약 67억4,000만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모으면서 또 한번의 돌풍을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이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24시간 동안 592만5,771달러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는 그에 앞서 출마를 선언한 10여명의 민주당 잠룡들이 같은 기간 모금한 액수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첫날 기부금을 공개한 후보들 가운데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5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그에게 후원금을 보낸 지지자는 모두 22만5,000여명으로 1인당 평균 기부액은 27달러(약 3만원) 수준이다. 기부자는 모두 소액을 내는 개인들이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기업체의 돈을 받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경선 때도 ‘큰손’이 주무르는 정치기금단체인 ‘슈퍼팩’에 의존하지 않고 ‘풀뿌리’ 후원금으로 이른바 ‘27달러의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총 740만명에게서 평균 27달러의 후원을 받아 2억1,200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정부와 경제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미 역사상 볼 수 없었던 풀뿌리운동”이라며 “그들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국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샌더스 의원은 출마가 예상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선호도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지만 80세에 가까운 고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한편 대선에 재도전하는 샌더스 의원이 또 한번의 풀뿌리 돌풍을 예고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크레이지(Crazy) 버니가 레이스에 합류했다”며 야유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