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모터쇼가 다음달 7일부터 시작된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개별적으로 신차를 발표하고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면서 모터쇼가 예전보다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터쇼는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와 가까운 미래의 자동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인 만큼 올해 제네바 모터쇼 역시 유럽 완성차 브랜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도 혼다와 도요타·렉서스, 스즈키, 스바루 등 주요 브랜드가 대거 참가한다. 반면 포드와 GM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도 현대차는 참여하지 않는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 콘셉트카를 잇달아 선보인다. 이미 자동차의 전동화 시대가 시작된 만큼 미래의 ‘대세’가 될 전기차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V클래스의 전기차 콘셉트카인 ‘EQV’를 선보인다. 올해 말 첫 순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QC의 판매를 예고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프리미엄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순수전기차 버기, 아우디는 e-트론 라인업의 세 번째 모델인 Q4 e-트론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둘 모두 폭스바겐 그룹의 MEB(Modularer Elektrobaukasten)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버기는 이름에서 보듯 최대 2인용의 소형차 콘셉트이며 Q4 e-트론 역시 기존 e-트론 콰트로보다 작은 모델이다.
기아자동차도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한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콘셉트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서는 ‘一’자로 배치된 헤드라이트가 적용돼 있고 전면부 가운데에 ‘KIA’ 로고가 박혀 있으며 보닛에서 차량 앞부분까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곡선이 눈에 띈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대거 선보인다. ‘뉴 745e’를 비롯해 ‘745Le’, ‘745Le xDrive’ 등 뉴 7시리즈의 PHEV 모델을 세계 최초 공개하며 프리미엄 중형 SUV ‘X5 xDrvie45e’와 3시리즈의 ‘330e’도 처음 선보인다.
이와 함께 영국의 애스턴마틴도 최초의 전기차 SUV ‘라곤다 올 터레인’ 콘셉트카를 내놓는다. 일본 브랜드인 혼다는 어반 EV 양산 모델을, 미쓰비시, 스코다 등도 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괴물 같은 주행능력을 보유한 고성능 차량도 ‘스페셜’이라는 이름을 달고 올해 제네바모터쇼의 얼굴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AMG는 ‘SL 500 Grand Edition’과 ‘SLC 300 Final Edition’, ‘S65 Final Edition’ 3가지 고성능 스페셜 모델을 전시하며 BMW는 ‘인디비주얼 M850i 나이트 스카이 에디션’을 세계 최초 공개한다.
렉서스는 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LC Convertible Concept’와 ‘RC F Track Edition’을 유럽 프리미어로 출품하며 토요타는 아이고 모델의 스페셜 에디션인 ‘AYGO x-style’과 ‘AYGO x-cite’를 월드 프리미어로 내놓는다.
마세라티는 르반떼 트로페오와 르반떼 GTS를 선보인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530hp V8 엔진을 재설계해 최고 출력 590마력, 최대 토크 74.85㎏·m의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공개한다.
한국인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쌍용차의 코란도가 8년 만에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데뷔한다. 준중형 SUV인 코란도는 차체를 키우고 첨단 안전사양을 강화하는 한편 신형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중형 SUV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위스에는 자국 브랜드가 없는 만큼 제네바모터쇼는 다양한 브랜드가 참가하는 편”이라며 “올해 첫 유럽 모터쇼인 만큼 흐름과 동향을 살피기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