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간본부장 두달째 공석…혁신성장 현주소 아닌가

기획재정부 산하 혁신성장본부의 민간본부장 자리가 2개월째 공석이다. 24일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현재 혁신성장본부는 정부본부장인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이 홀로 본부를 이끌고 있다. 임시조직인 혁신성장본부는 정부와 민간에서 한 명씩 본부장을 맡는 공동본부장 체제인데 초대 민간본부장이었던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해 말 사임한 후 두 달이 지나도록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가 몇몇 민간전문가를 후보군으로 추렸지만 내부 검토만 하고 있을 뿐 아직 접촉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


혁신성장을 이끌 주체는 민간인데 민간본부장이 빠진 상태에서 조직이 굴러가니 성과가 나올 리 없다. 혁신성장본부는 지난해 6월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인다며 의욕적으로 출범했으나 이제껏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예산 집행률을 봐도 지지부진한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책정된 예산 45억4,600만원 중 13억4,300만원만 써 집행률이 30%도 안 된다. 이런 낮은 집행률은 미진한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출범 당시 강조했던 규제개혁, 신산업 창출, 투자 활성화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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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카오 카풀 서비스 등 공유경제의 상징적 과제인 승차공유사업은 택시 업계의 반발에 막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가 이해관계 조정은 못하고 이익단체의 눈치만 본 채 좌고우면하는 탓이 크다. 이재웅 전 본부장이 “공유경제 분야에서 아무것도 만들지 못해 아쉽다”며 본부장직을 내려놓은 이유가 다 있다. 지금 업계에서는 민간본부장 자리를 ‘독이 든 성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선뜻 나서는 인사가 없다니 걱정이다.

이렇게 가면 혁신성장본부가 용두사미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정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임시조직을 정규조직으로 승격한다고 본부 역할이 강화되고 정책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다. 진정 혁신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민간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민간본부장을 맡겠다는 전문가가 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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