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소경제로 가는길, 일본서 배운다]수소 부피 800분의 1로 압축…이송기술도 잰걸음

운송비, 수소 가격 30~40% 차지

기체 → 액체 변화 방안 개발 가속

"2020년까지 MCH 공급망 구축"




일본은 수소의 수송 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단가를 낮추는 게 중요한데 운송비용이 수소 가격의 약 30~40%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단위면적당 에너지 밀도가 천연가스의 3분의1 수준 정도에 그치는 만큼 일본 정부는 높은 밀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액화수소나 MCH(Methylcyclohexane) 등의 형태로 수소를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수소를 이송하는 데 전통적으로 쓰이는 방식은 수소를 압축하는 것이다. 파이프라인이나 트레일러로 수송하는 데 주로 쓰여왔다. 하지만 저장용량의 한계 및 압축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나카타 신이치 치요다화공건설 선임 고문은 “기체를 압축한다 하더라도 탱크 비용을 고려하면 대규모로 수송할 때 사실상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은 압축을 넘어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아예 액체 등으로 변화시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의 갈탄에서 빼낸 수소를 액화시켜 반입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53도까지 냉각해야 얻을 수 있는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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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수소를 옮길 액화수소 운반선과 관련한 기술 확보에도 한창이다. 액화수소 운반선에 싣는 탱크는 LNG보다도 더 낮은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재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호주에서 액화 상태의 수소를 들여오는 방안을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치요다화공건설이 수소를 MCH 형태로 저장, 이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소에 톨루엔을 붙여 만들어지는 MCH는 단순 압축방식 때보다 수송 효율이 8배 정도 높다. 특히 상온이나 상압에서의 운송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인 화학구조를 갖춘 터에 별도의 수송 시설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나카타 선임 고문은 “MCH의 성분은 가솔린과 매우 유사하다”며 “가솔린을 운반할 때 사용했던 탱크나 저장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소를 액화할 때보다 촉매의 효율이 높은 덕분에 수소를 대량으로 변환할 때 더욱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치요다화공건설을 비롯해 미쓰비시상사·미쓰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도하고 있다. MCH 이송 방식은 일본-브루나이 간 수소 이송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MCH를 실은 선박이 일본 가와사키시 도착하면 다시 수소로 변환되는 데 이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도 극히 미미하다는 게 치요다화공건설 측 설명이다. 확보한 수소는 발전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치요다화공건설은 실증 작업이 막바지에 달한 만큼 2020년부터 상용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수소 운송 계획에는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방식도 포함돼 있다. 암모니아는 밀도가 크기 때문에(액화수소의 1.5배) 저렴한 비용으로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도쿄=김우보·박민주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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