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첫 만남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28일 황 대표는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에 방점을 찍었고, 황 대표는 북한의 태도에 우려를 표시하는 데 무게중심을 실었다.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만큼 이는 두 대표 간 만남에서 주요 화두였다. 이 대표가 먼저 “오늘 북미회담이 열리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서 남북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앞으로 많은 대화를 하면 좋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반면 황 대표는 “안보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합의나 합의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오늘 오후 회담 결과가 나오면 여야가 힘을 합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려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며 황 대표에게 “여러 가지로 잘 살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국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능력을 많이 발휘하시면 좋겠다”고 말하자, 황 대표는 “여당이 잘 풀어주셔야 정상화 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에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갖는 ‘초월회’ 오찬 모임에서 여야 간 협치할 사안들을 많이 다룬다”며 “2월 국회는 거의 열지 못해 공전했지만 3월 국회는 빨리 열어 여러 민생법안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황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해 국회 정상화 등에 관해 논의했다. 황 대표는 문 의장에게 “한국당이 몇 가지 요청을 했는데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국회가 정상화되기 쉽지 않다는 걱정을 한다”며 “제가 볼 때는 결단을 내려야 할 쪽은 여당 같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황 대표에게 국회의 당면 과제 등을 적은 서류를 전달하면서 “(황 대표가) 당에만 신경 쓰지 말고 두 달째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를 꼭 도와달라”며 “민생문제, 개혁과제, 한반도 평화문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100주년 등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 의장은 “여당과 정부가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의장으로서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특기인 ‘깐죽거리기’를 하면 공동으로 질책한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당 지도부도 크게 보고 양보안도 내면서 국회가 잘 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