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1절 같은 태극기 다른 의미…시민단체는 평화·보수는 文규탄

■3·1운동 100돌 이모저모

광화문 '3·1운동 100년 범국민선언문' 평화 메시지

서울역 "좌파정권 일제와 같다" 정부 비판 목소리

3·1절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시내 각지에서 각종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방식은 대조를 이뤘다. 광화문에서는 정부가 주관한 3·1운동 범국민대회가 열려 ‘3·1운동 100년 범국민 선언문’을 발표하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같은 날 서울역에선 대한애국당을 중심으로 1만여 명의 보수세력이 결집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양쪽 행사 참가자 모두 태극기를 들었지만, 그 의미는 달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태극기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제공=한국YMBA 전국연맹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태극기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제공=한국YMBA 전국연맹



◇‘3·1운동 100년 범국민 선언문’ 낭독...갈등 넘어 평화로=광화문 광장에서는 3·1운동 범국민대회가 열려 시민사회와 종교계 대표들이 기미독립선언문을 이어갈 ‘3·1운동 100년 범국민 선언문’을 발표했다. 범국민 선언문은 윤경로 한성대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종교계,역사학자,시민사회 인사 15명이 초안을 작성했고 100명의 시민이 원탁 토론을 통해 검토해 작성됐다.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2만여 명의 시민들은 각종 문화행사를 관람하며 행사를 즐겼다. 행사에서 배부된 독립선언문 원문이 담긴 담요와 뱃지 등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인증하는 참가자도 많았다.

이날 발표된 3·1운동 100년 범국민 선언문에는 △생명이 존중되는 나라 △한반도와 세계가 공존하는 미래 △일본에게 전하는 평화 연대의 제안이 담겼다. 범국민대회 참여자들은 한일관계가 일본 정부의 사과를 통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강제징용 노동자 등에 대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해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 정부의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평화가 올 것이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선언 참가자들은 “동아시아에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새롭게 구축하자”며 “100년의 꿈인 동양평화의 초석을 놓기 위해 손을 맞잡자”고 제안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서 여성계·교계 등 각계 대표로 선발된 시민사회 대표들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YMBA 전국연맹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서 여성계·교계 등 각계 대표로 선발된 시민사회 대표들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YMBA 전국연맹


일본 시민단체들도 ‘3·1운동 100년 한일시민평화선언’으로 이에 화답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 우치다 마사토시 간사는 한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65년 청구권 협약으로 위안부 문제 등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아직도 일본 정부가 식민지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65년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문화행사와 먹거리 나눔 행사도 열렸다. 오후 12시30분부터는 광화문 광장 지하통로에서 ‘팔도 떡나눔’ 행사가 열려 시민들에게 1t 가량의 떡이 무료로 배부됐다. 또 3·1운동의 의미를 담은 기념 공연도 열렸다. 가수 이정열과 오준영(풍납초 6년)군이 작곡가 류형선이 평화의 바람을 담아 쓴 곡 ’깍지손평화‘를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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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대한애국당 지지자 등 보수 세력 1만명이 서울역 앞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김인엽기자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대한애국당 지지자 등 보수 세력 1만명이 서울역 앞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김인엽기자


◇보수·극우 세력 결집해 문재인 정부 규탄=같은 날 서울역에는 1만 명의 보수계열 세력이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죄 없이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을 중단하라”며 “민생을 파탄내는 문재인 정부를 몰아내자”고 주장했다. 경찰 추산 1만여 명의 인파가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주장했다.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주최로 진행된 이번 집회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윤창중 전 청와대 홍보수석, 서석구 천만인무죄석방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3·1절 태극기 구국 총투쟁 출정문을 통해 현 정부의 행태가 일제 강점기 때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생수탈, 자유억압, 언론장악 등 일제강점기의 만행들을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서석구 대표는 전날 결렬된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처음부터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며 “위대한 결단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지현·김인엽·전희윤기자 ohjh@sedaily.com

김인엽·오지현·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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