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보안·정보 업체 아이디펜스(iDefense)를 인용해 “중국 해커들이 하와이대와 워싱턴대·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미국과 캐나다·동남아에 있는 최소 27개 이상 대학에서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해양기술을 훔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해왔다”고 보도했다.
아이디펜스에 따르면 타깃이 된 대학의 상당수는 해저기술에 특화돼 있거나 교수들이 관련 분야의 경험이 많은 대학들로 이들 중 일부는 미 해군과 계약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보안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부의 연구 수주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공격 대상에 들었다”며 “듀크대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해커들이 노린 정보에는 미 해군의 잠수함미사일 계획이나 함정 보수 자료 같은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삼육대가 해킹 대상에 포함됐다. WSJ는 “삼육대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다”며 “남중국해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삼육대는 해양생물 관련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해양 군사기술과 직접 연관될 만한 학과는 없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경제 비밀을 훔치기 위한 중국의 시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남중국해에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내세워 스플래틀리제도(난사군도) 주변에 군함을 투입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 B-52H 전략폭격기 한 대가 남중국해 주변 상공을 비행했다. 미군 폭격기가 남중국해 인근에서 비행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