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경기 암운에 몸사리는 중앙銀 ECB도 금리 동결

잇단 악재에 ECB 금리유지로 정책 선회

"12개 지역 중 10곳 성장 경미"

美 연준 눈높이도 갈수록 낮아져

기준금리 동결 기정 사실화

세계 경기에 암운이 드리워지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경기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부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시작으로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줄줄이 기준금리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말 양적완화를 종료했고 올해 연내 금리 인상 신호도 보냈으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진통 등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인 터라 ‘금리 동결’로 정책을 선회했다. ECB는 이날 은행에 저리로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도 재개하는 등 새로운 유동성 공급 방안도 내놓았다. 오는 9월 시작하는 TLTRO의 종료 기한은 2021년 3월로 만기는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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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에 대한 연준의 눈높이도 갈수록 낮아지면서 연준의 긴축완화 정책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연준은 전날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12개 관할지역 가운데 10곳이 ‘경미한 성장(slight-to-moderate)’을 하고 있다”며 “필라델피아와 세인트루이스는 성장이 없는(flat)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어 “절반가량의 지역은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라 자동차 판매와 관광·소매 분야에서 역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베이지북이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완만하게(modest-to-moderate)’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한 데 비하면 한 달 사이 연준의 경기 인식이 후퇴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까지도 미국 경기를 설명하기 위해 ‘탄탄한(strong)’ 같은 표현을 썼다.

경기 판단 악화와 함께 연준이 긴축 중단 방침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이달 19~20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양적긴축(QT)’ 정책 중 하나인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을 종료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한 바 있다.

김영필·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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