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의 눈]'친노'를 향한 불안한 시선

정치부 송종호 기자




친노가 돌아오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그리고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일각에서는 ‘문(文)의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엄밀하게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친노’ 인사들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임 전 실장을 비롯해 현 정부 청와대 1기 참모진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인재풀이 커졌다”고 흡족해했다. 때마침 양 전 비서관이 이 대표와 교감 속에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직을 수락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임 전 실장은 당과 청와대 소통을 도맡아 공천에서부터 이 대표를 도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백 전 비서관도 인재영입위원장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 친노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승리하겠다는 당 대표의 밑그림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속속 집결하는 친노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내년 총선의 민주당 간판이 지난 2012년 19대 총선과 흡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명숙 전 총리가 당 대표로 임 전 실장은 사무총장, 백 전 비서관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2012년 총선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정부 실책 등으로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던 선거였다. 하지만 ‘친노’ 중심의 공천 파동으로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자리를 이해찬 대표가 대신했다. 얼마 가지 않아 당 안팎에서 친노세력의 퇴장 주장에 그해 이 대표도 사퇴했다. 18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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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좌장인 이 대표가 참여정부 이후 수많은 선거를 같이 치러낸 친노와 또다시 선거에 임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눈빛만 봐도 이심전심 통할 만큼 산전수전을 같이 겪은 ‘동지’들이다. 일사불란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최측근들의 복귀가 선거승리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더불어 ‘동지’들을 묶는 핵심에 노 전 대통령이 있다. 한사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유시민 전 장관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앉힌 것도 이 대표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기 편한 것과 승리는 별개다. 친노 인사들이 당의 간판으로 떠오를수록 민주당은 2012년의 데자뷔를 떨쳐낼 수 없다.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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