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교촌치킨 회장 전격 퇴임 왜?

전문경영체제 전환한다지만

"다른 사정있나" 억측 잇달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을 국내 치킨 업계 1위로 일궈낸 권원강(사진) 회장이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임 대표로 황학수 총괄사장이 선임되면서 교촌치킨은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다.

13일 경기 오산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행사에서 권 회장은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권 회장의 퇴임으로 교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된다. 신임 대표로 선임되는 황 총괄사장은 지난 2012년 교촌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후 교촌에서 인적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 사장을 거쳐 2017년 9월부터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을 맡아왔다.


권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환경에서 경영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면서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배경을 밝혔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규모가 50조원에 달하고 관련 종사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경영 시스템의 수준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대부분 여전히 오너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 회장의 자진 퇴임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관련기사



권 회장은 나이 마흔에 창업한 교촌치킨을 국내 업계 1위 브랜드로 일궈내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로 떠오른 인물이다.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과 해외 건설 노동자, 택시기사 등 닥치지 않고 돈을 번 그는 1991년 경북 구미에서 10평 남짓한 가게로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그 뒤 전국에 ‘간장치킨’ 열풍을 일으키며 교촌을 매출 3,188억원의 업계 1위로 키워냈다. 특히 권 회장은 가맹점의 성장이 본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가맹점 위주의 정책으로 프랜차이즈산업의 모범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권 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임 배경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말 못할 다른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다양한 억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피자와 치킨 등 유명 프랜차이즈업체 회장들이 갑질 논란 등에 휘말려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경영에서 손을 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