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가 대형 가맹점과 결제수수료 인상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서비스를 오는 21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도 카드 결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네이버가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은 현금으로만 가능해 고객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가 현대·기아차와 수수료 인상 협상을 갈등 끝에 타결한 상황에서 수수료 갈등이 유통·항공·이동통신사에 이어 모바일 페이 등으로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21일부터 신용카드를 통한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온라인쇼핑몰인 네이버쇼핑에서는 물품을 구매할 때마다 계좌이체나 카드로 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미리 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번 서비스 중단이 수수료 인상 협상을 통보한 데 따른 보복조치로 보고 있다. 카드사가 네이버를 대형 가맹점으로 분류해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0.1%포인트 이상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맞불을 놓았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규모가 큰 카드 결제 자체를 모두 막으면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일단 충전 서비스부터 중단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수수료가 발생하는 카드 결제보다는 계좌이체를 통한 간편결제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이번 정책변경이 수수료 인상 통보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충전 서비스 중단은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과 상관없이 예정돼 있던 것으로 정책변경 공지도 (수수료 인상 통보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신용카드 충전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 네이버도 이에 따른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선후 관계를 따져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신용카드로 충전할 수 없게 되면 고객들은 현금 등을 계좌이체하는 방식으로 해야 하는 등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월 실적으로 인정되는 카드 상품이 많아 결제 혜택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대형마트·항공사·이동통신사 등 거의 모든 업종의 대형 가맹점들이 카드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면서 카드사들의 협상력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자영업자를 돕는다며 수수료 인하 정책을 꺼내 들었는데 내수부진 시기와 겹치면서 불필요한 수수료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