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경쟁회의 토론회에서 “경제력 집중은 대·중소기업 상생이 가능한 건강한 생태계 형성을 저해시켰다”며 “결국 큰 것(재벌)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해외 정책 당국자들 앞에서 한국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앞선 연설에서 한국 등이 산업정책을 통해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국가대표 기업을 키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삼성·LG·현대차 등) 기업들은 미래에도 한국 경제성장의 동력일 것”이라면서도 “기존 시장지배력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거나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정경쟁의 기반을 훼손하는 경우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인 구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자 토론자로 동석한 울리히 누스밤 독일 경제에너지부 사무차관이 “현실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의 규모도 중요하다”며 “글로벌 차원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기업에 대한 국가 보조, 금융 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반박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