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대한민국 산림 100년, 평화와 희망의 씨앗 뿌리기

박종호 산림청 차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박종호 산림청 차장



대한민국의 100년은 조선말에서 일제강점기로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의 아픔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새마을운동, 민주화운동을 지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단군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격동의 100년이다.

사회경제 분야 못지않게 산림의 변화 또한 크다. 지난 1919년 대한민국의 산림은 국토 총면적 1,586만㏊의 70%에 해당하는 1,110만㏊. 그중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는 면적이 약 300만㏊나 됐다.


100년이 지난 현재는 어떤가. 나무가 자라지 않는 벌거숭이산은 찾아볼 수 없고 울창하고 푸른 산림이 전체 국토의 약 63%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토면적 대비 산림비율이 핀란드(73.1%), 일본(68.5%), 스웨덴(68.4)에 이어 4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미 대한민국을 2차 세계대전 이후 국토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고 칭송했다.

관련기사



우리나라가 산림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모두가 하나돼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고 가꾸고 보호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1960~1970년대를 지나온 세대라면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았던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산림녹화에 기여한 많은 분 중 독림가 임종국 선생이 더욱 기억이 나는 요즘이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전남 장성의 500㏊가 넘는 축령산 자락에 묵묵히 나무를 심고 가꿔 큰 숲을 일궜다. 일제가 수탈해 황폐해진 우리 산림을 회복한 또 하나의 눈물겨운 독립활동이다. 산림청은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후에 숲의 명예전당에 모시고 기념비를 세워 기념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특별히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유가족과 후손을 대상으로 역사적 사실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역사체험과 함께 산림치유·교육, 목공체험 등 숲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월25일부터 2월13일까지 ‘2019년도 녹색자금 공모사업’을 통해 프로그램 운영기관·단체를 선정했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숲이 주는 혜택을 대상자들에게 제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나라꽃인 무궁화의 올바른 이해와 교육의 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나라꽃 무궁화 소(小)정원’을 전북 정읍에 조성하기도 한다.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는 “나무를 심는 것은 평화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과 함께 나무를 심고 가꾸고 보호하는 우리네 일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주는 역사적 의의를 계승하는 일이라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