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의 첫 번째 5G 스마트폰인 V50 씽큐(ThinQ)가 120만원대 가격에 듀얼스크린 무상 제공을 조건으로 내달 마지막 주에 출시된다. V50 씽큐는 5G를 지원한다는 점에선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모델과, 듀얼 디스플레이 방식이라는 점에선 폴더블폰과 맞붙게 되는 모델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판매중인 갤럭시 S10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저가마케팅을 내세운 G8과 함께 V50씽큐를 스마트폰 사업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1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V50 씽큐를 4월 마지막 주 중 출시하기 위해 막판 시기 조율이 진행 중이다. 당초 V50 씽큐는 퀄컴의 5G 모뎀 칩 양산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5월 중으로 출시 시기가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V50 씽큐는 퀄컴의 첫 5G 모바일 칩셋인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하고 있다. 6.4인치 대화면에 4,000mAh 배터리와 펜타 카메라(전면 2개·후면 3개 렌즈) 등 역대 최고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6.2인치의 듀얼 스크린을 스마트폰에 추가로 부착하면 2개의 화면으로 게임이나 영상 등 5G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LG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갤럭시 S10 5G·갤럭시 폴드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V50 씽큐의 가격은 120만원대로 협의 중이지만 이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작 V40 씽큐(104만 9,400원)보다는 다소 높지만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 S10플러스 128GB(115만 5,0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5G 단말기인 갤럭시 S10 5G가 150만원대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출고가가 30만원 이상 더 낮다.
특히 탈부착식 듀얼 스크린을 무료로 제공해 240만원선인 갤럭시 폴드보다 낮은 가격에 폴더블폰의 경험을 즐기고 싶은 수요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15일부터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한 G8 씽큐 역시 출고가를 전작 G7 씽큐(89만 8,700원)보다 1,100원 낮은 89만 7,600원으로 책정해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G8 씽큐에 이어 V50 씽큐 5G까지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고심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 극복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4.3%로 삼성전자(60.3%)와 애플(16.7%)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도 15.9%로 전년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고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주요 시장인 국내와 북미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차별화를 무기로 5G가 상용화되는 올해를 반등의 시작점으로 삼기 위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갤럭시 S10 5G 등 타사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더 키우기 위해 가격 책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G8 씽큐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V50 씽큐가 출시되면 단말기를 교환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이미 LG유플러스는 G8 씽큐 구매자가 V50 씽큐 출시 10일 내 기기를 변경하고 사용하던 G8 씽큐를 반납하면 출고가를 100% 보상하는 ‘G8 더 슈퍼찬스’ 프로그램(가입비 3만 5,000원)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더해 SK텔레콤과 KT도 교체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