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우려로 중국산 돼지고기 100만 파운드(약 454t)를 압수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중국에서 밀반입된 돼지고기를 뉴욕 뉴어크 항에서 압류했다. 이 돈육은 지난 몇 주 동안 50개가 넘는 선박 컨테이너에 실려 유입됐다.
이런 물량은 미국의 농산물 압수 사상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관세청과 농무부는 압수한 돼지고기에 ASF 감염 물량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조사 중이다.
CBP 부대변인은 “이번 압수는 ASF 확산과 싸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지만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 당초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1960년대 서유럽으로 퍼진 뒤 1990년대 중반 유럽에서 박멸됐다.
그러나 최근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동유럽에 전파된 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해 베트남까지 급속히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보유한 중국에선 작년 8월 이후 28개 지역에서 ASF 112건이 발생해 100만 마리가 도살됐다.
미 농무부는 중국산 불법 돈육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과 항구에 탐지견을 늘릴 방침이다.
ASF 사태는 향후 양국 돼지고기 교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은 아직 ASF 발병 사례가 나온 적이 없지만 발병 시에는 미국산 돼지고기 수출이 금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선 15일 중국이 돼지 도살로 더 많은 미국산 돈육을 수입하게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6월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11% 올랐다.
미국의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돼지고기는 미·중 무역협상의 논의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우리의 농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즉시 없애라고 중국에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