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달라이 라마, 죽음을 말하다]죽음을 받아들일때 삶은 더 풍성해진다

■달라이 라마 지음, 담앤북스 펴냄




인간은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고,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 이 생(生)이 영원히 이어질 수 없다는 유한성은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한 근원적인 공포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교에 의지해 죽음의 숙명을 성찰하고 진실한 삶을 통해 다음 생에서 구원받기를 꿈꾼다.

‘달라이 라마, 죽음을 말하다’는 제목 그대로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티베트 종교 지도자의 통찰을 담은 책이다. 제프리 홉킨스 버지니아대 명예교수가 달라이 라마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책으로 엮어 옮겼다.


달라이 라마는 죽음 역시 인생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일 때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평하고, 화를 내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 속의 황제나 군주들이 불멸을 꿈꾸며 거대한 왕궁과 성벽을 쌓아올린 것은 생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한 헛된 행동이었을 뿐이라고 꼬집는다.

관련기사



달라이 라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방편으로 ‘명상’을 제안한다. 올해로 84세인 달라이 라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명상을 하며 욕망을 다스리고 번잡한 고뇌를 멀리 떨쳐버린다. 책에는 티베트 사람들이 죽음을 사색하며 명상에 잠길 때마다 머릿속으로 되뇌는 전통 시(詩)에 대한 해설도 담겨 있다.

물론 세속에 두 발을 담그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보통의 독자들이 책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온전히 실천하기란 힘든 노릇이다. 그렇다 해도 달라이 라마의 목소리를 통해 안달복달하는 조급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삶을 이전보다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1만6,000원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