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사진)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추진한 ‘임금피크 유예제도’의 첫 성공 사례가 올해 처음 나왔다. 임금피크제 진입 없이 2명의 직원이 지점장 직위로 올 초 계약을 연장하면서 모든 은행원의 꿈인 지점장 직위에서 만 60세 정년퇴직을 맞을 수 있는 새 길을 열어준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충열 지역본부장과 안동학 지역본부장은 지난 1월 지역본부장으로 재임용되면서 내년 만 60세 생일까지 임금피크제 적용 없이 지점장 직급을 유지한 후 정년퇴임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만 55세부터 보수를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운영 초기에는 모든 임직원에게 일괄 적용됐지만 2014년 행장 겸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만 55세에 도달하더라도 임금피크를 유예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최근 5년간 운영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전체 영업점 평가 결과 상위 30% 이내인 성과가 우수한 지점장은 임금피크 진입을 1년 유예하고 지점장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는데, 이 본부장과 안 본부장은 임금피크 기간인 5년간 매년 유예조건을 달성하며 올 초 지점장으로 재임용됐다.
윤 회장이 임금피크 유예제도 안착에 공을 들인 것은 차장 이상의 관리자 비중이 절반 수준에 달하는 KB국민은행의 ‘항아리형 인력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은행권이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희망퇴직제도는 고비용 구조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지난해에도 KB국민은행은 2,860억원에 달하는 희망퇴직 비용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은행 인력 1만7,000명 중 향후 5년간 연 600여명씩 과거 열외 병력으로 분류되던 임금피크 인력이 탄생하게 되는데 우수 성과자들에게는 능력만큼 일하고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터줄 필요가 있었다”며 “임금피크 유예제도를 통해 ‘명예로운 퇴직’ 사례가 올해 처음 탄생한 만큼 이들을 KB국민은행의 영웅으로 만들어 모든 행원의 롤모델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