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한진그룹株 동반상승]체질개선 기대에 강세...지속 여부는 미지수

대한항공우 4.78%·한진 1.92%↑

'지배구조 정점' 한진칼 29일 주총

견제·균형 노리는 행동주의 지속땐

한진칼 주가에도 긍정적 작용할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되자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총수 부재의 불안감보다는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룹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과 소액주주들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불발을 이끌어낸 만큼 주주 행동주의가 지속될 경우 다른 계열사의 주가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대한항공 주가는 2.47% 상승한 3만3,20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줄곧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 소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장 초반만 해도 보합권에서 등락하던 주가는 오전10시쯤 주총 내용이 알려지자 상승폭을 키워 장중 한때 5.56%나 오르기도 했다. 이날 우선주인 대한항공우(003495)는 4.78% 상승했고 한진칼(180640)(0.39%), 진에어(272450)(0.45%) 등의 계열사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조 회장의 경영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보다는 각종 갑질 등으로 불거진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와 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며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겼다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영향에 대한항공 주가는 올 들어 지지부진했으나 증권가에서는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단 1·4분기보다 2·4분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 저비용 항공사에 빼앗긴 투자관심이 비수기인 2·4분기에는 다시 대한항공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했지만 추가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것도 실적 부문에서 부담을 덜게 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양호 연임 실패는 한진칼·한진·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전반에 체질 개선이 실제로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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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이 단기간 그룹 경영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여전히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이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박광래 연구원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3월29일 주주총회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소액주주 등의 연합군이 사측에 우세승을 거뒀지만 한진칼 주총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진칼 주총은 조 회장(28.95%)의 지배력이 굳건한 한진칼이 우세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법원이 ‘6개월 미만 소유’를 이유로 KCGI의 주주제안권을 인정하지 않아 이들이 제안한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총 안건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지만 조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라 아직 여유가 있다.

당장 한진칼 주총에서 변화는 없더라도 KCGI가 2대 주주로 있는 한 주가에는 긍정적 요소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주가는 견제와 균형을 목적으로 한 행동주의가 지속될 경우 탄력을 받겠지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 상하방 변동폭이 동시에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진에어의 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진에어는 물론 모회사인 한진칼 주가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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