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악관 “트럼프 ‘멕시코국경 폐쇄’ 엄포 아니다”

비서실장·선임고문 잇단 방송 출연

“극적인 뭔가 필요” “상황 이미 끔찍”

트럼프 옹호하며 압박수위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워싱턴DC=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핵심참모들이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국경 폐쇄’ 경고는 결코 엄포가 아니라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나섰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31일(현지시간) 미 주요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 기조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민주당은 한 달, 두 달 전에는 국경에서 벌어지는 일이 위기라는 우리 말을 믿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달에 10만 명이 국경을 넘었다. 이것은 인도주의 및 안보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국경을 폐쇄하지 않도록 설득하려면 앞으로 며칠 안에 극적인 뭔가가 필요하다”라고 불법이민의 심각성을 고조시켰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폭스뉴스 방송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이민문제와 관련해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절대로 엄포가 아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대통령은 국경 폐쇄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의회는 이민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두 사람은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미 3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원조 중단 결정도 감쌌다. 멀베이니 대행은 이들 3개국을 향해 자국민이 미국 입국을 위해서 멕시코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미국이 계속해서 원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콘웨이 고문은 3개국에 대한 원조 삭감이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견해를 일축했다. 그는 “상황은 이미 끔찍하다”며 “행정부는 이런 끔찍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우리도 이 나라들에 메시지를 다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에 대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심각한 빈곤을 겪는 중미 지역의 안정과 불법 이민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원조를 제공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조 중단 지시를 비롯해 반이민 정책 기조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트위터 계정에서 “멕시코가 (남쪽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불법 이민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 주에 국경 전체나 상당 부분을 폐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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