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2일 새벽(현지시간 1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열어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안보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양국 국방당국 차원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섀너핸 대행 취임 이후 한미 국방장관의 첫 대면이자, 합의 없이 끝난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국 국방 수뇌간 첫 만남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양국 국방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동력이 떨어지는 양상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군사적으로 계속 뒷받침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비핵화 노선에서 탈선하지 않도록 한미가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지 않겠다는데 의기투합한 모양새다.
특히 양국 장관은 약속이나 한 듯 ’한 팀‘이란 용어를 함께 사용하면서 공조를 과시했다. 정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북미간 대화 재개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미 국방당국은 지금처럼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도록 우리가 한 팀으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섀너핸 대행도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 팀은 외교를 지원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늘 ’같이 갑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더 많은 해결책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국방 장관이 비핵화를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한 현재 기조를 확인함에 따라 올해 진행될 연합연습 및 연합훈련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저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키리졸브(KR) 연습을 대체해 지난달 4∼12일 처음으로 ’19-1 동맹‘ 연습을 시행했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2부 반격 연습은 축소했다. 오는 8월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대체한 19-2 동맹’ 연습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년 4월 실시됐던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을 대신해 양국 군이 독자적으로 대대급 이하 훈련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훈련도 전반적으로 ‘로키’로 진행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가 2일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에서 이 같은 연합훈련 방침이 연합방위 태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달 19-1 동맹 연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훈련을 축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우리는 가을 훈련(19-2 동맹연습)에서 이뤄낼 수 있을 개선점들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키리졸브 연습보다 훈련 기간이 짧아지고, 일부 훈련 시나리오가 변경된 데서 오는 미비점을 19-2 동맹 연습 때 보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회담 결과를 설명한 자료를 통해 “섀너핸 장관 대행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미군의 지속능력과 보완능력을 지속 제공할 것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한미 간에 분명한 것은 맞춤형 억제 정책, 맞춤형 억제 전략을 적용해서 핵과 관계된 부분은 미 측에서 핵우산 정책을 우리한테 제공하고, 그 이외에 재래식 전력이나 이외의 것들은 우리 측이 대응할 수 있도록 능력을 구비해나간다는 것이 현재까지 우리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