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짙어진 불황 그늘]생활고에 보험 해지…환급금만 27조 전망

■쪼그라드는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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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보험 해지 환급금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보험을 해지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임에도 보험료 납입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3·4분기 기준 보험 해지 환급금은 약 1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지난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약 27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지 환급금 규모는 2014년 17조1,000억원선에서 2017년 22조1,000억원선까지 매년 증가해왔지만 증가폭은 1% 남짓이었다. 27조원선을 돌파할 경우 최근 5년 동안 최대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지 환급금이 늘어나는 것은 대표적인 경기 불황의 지표로 해석된다. 보험상품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해약하면 계약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기 때문에 해지가 많을수록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가 힘겨운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제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 ‘납입 기간이 너무 길어서(32.6%)’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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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가 비싼 보험약관대출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가구가 주로 급전 때문에 찾는 것이 보험약관대출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2018년 3·4분기 기준으로 46조원을 돌파했다. 취약가구의 보험약관대출이 늘어나자 보험계약·신용 등 주택담보대출 외 가계대출 연체율은 1.32%에서 1.43%로 0.11%포인트 올랐다. 이자 부담이 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보험을 유지하기 어려운 가계가 늘어나는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며 “보험시장은 계약 해지 규모와 연체율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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