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 등 원작을 매력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 연이어 개봉

선댄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유수영화제를 감탄으로 물들인 화제작 <나의 작은 시인에게>을 비롯해, <장난스런 키스>, <막다른 골목의 추억> 등 원작을 매력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엣나인필름사진=㈜엣나인필름



지금 극장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원작의 재탄생이다. 만화, 소설, 그리고 영화 등의 원작을 가진 작품들이 국경을 넘어 새로운 관점으로 창작되면서 기존 팬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먼저, 3월 27일 개봉한 <장난스런 키스>는 매체를 넘어 리메이크 된 사례다. 시초는 1990년에 발표된 일본 만화가 타다 카오루의 순정 만화 《장난스런 키스》로, 이 작품은 작가가 사망한 1999년까지 큰 인기를 끌며 연재되었다. 1996년 일본에서 TV 드라마로 만들어진 후, 타이완, 한국, 태국에서까지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등의 형태로 수 차례 리메이크 되었다. 왕대륙과 임윤이 주연을 맡아 눈호강을 예고하는 이번 작품 역시,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의 진가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키친≫, ≪서커스 나이트≫, ≪매일이, 여행≫ 등의 저서로 국내에서도 사랑 받는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주인공이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인들의 이야기였던 원작을 한국인과 일본인의 이야기로 만든 최현영 감독은 유명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영화를 통해 “비슷한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영화 원작의 색다른 리메이크로 큰 주목을 받은 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이스라엘 영화 <시인 요아브>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시인 요아브>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시너님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2014년 작품으로, 이미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런 믿음직한 원작을 미국에서 리메이크 한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시를 사랑하는 평범한 유치원 교사 ‘리사’가 다섯 살 천재시인 ‘지미’를 만나면서 잔잔했던 일상들이 흔들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은 드라마다.

시를 쓰고 싶지만 특별한 소질이 없는 중년 여성과 어리지만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작은 시인의 흥미로운 인물 관계는 원작에서도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라 코랑겔로 감독은 원작의 뼈대를 섬세하게 살리면서도 여성 감독 특유의 장점을 살려 ‘리사’ 캐릭터의 내면을 더욱 깊숙이 탐구하면서, 제자의 시를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그녀의 선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로 향해가는 여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여기에 개성 있는 캐릭터 소화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실력파 배우 매기 질렌할의 호연까지 더해져,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다차원적인 여성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해외 평단에서는 이미 “훌륭한 원작의 영리한 재해석”(Los Angeles Times)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탄탄한 원작에 풍성한 각색을 더해 탄생해 성공적 리메이크의 모범을 보여준 영화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오는 4월 4일 개봉되어 한국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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