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강원도 고성으로 향하는 소방차들 /손구민기자 |
강원도 고성·인제·속초에서 ‘최악의 산불’의 진화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화 작업을 담당하는 소방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SNS에서 빗발치고 있다.
4일 오후 페이스북의 각종 페이지에는 “소방관 아빠에게 문자가 왔다”는 딸의 문자 캡쳐본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문자는 강원도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딸이 ‘걱정된다’는 문자를 보내자 답장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문자에는 “아빠 용감해 알지. 쉽게 무너지면 어찌 소방대 하겠어. 틈틈이 연락할게”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해당 문자를 자신이 활동하는 카페에 글을 올린 딸은 “근래 긴급이 없던 상황이라 더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글을 본 카페 회원들은 ‘눈물 나.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실 거야’, ‘힘내’ 등 응원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게시글은 각종 SNS 사이트에 공유되며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 속초 산불 진화작업에 지원을 나가는 소방대원의 동생이 카카오톡 대화 캡쳐본을 게재하면서 응원의 여론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대화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형은 ‘형 다녀올게. 대응 3단계라 가서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동생은 ‘왜 불렀어? 형도 들어가?’라며 걱정을 표했다. 몇 분 뒤 동생은 ‘몰래 빠져있어’라며 재차 연락했지만 형은 답이 없는 상황이다. 소방청은 오후 9시 44분을 기해서는 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렸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동생의 대화내용을 읽는 도중 대화방을 나간 걸 보면 정말 급한 상황인 듯 싶다”며 소방관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고성·속초 산불의 진화과정이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업데이트되면서 네티즌들은 힘을 모으기도 했다. ‘실시간 주유소에 불 붙는 거 막으려고 애쓰시는 소방관분들’이라는 게시글 사진에는 소방관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댓글이 달리면서도 현재 대피소 상황을 정리한 메모가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메모는 실시간으로 속초, 고성, 동해, 강릉의 대피소 추가 현황과 수용 인원 현황을 작성한 것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게 속초에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며 또다시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했으며 고성산불의 주불은 11시간 만에 진화 완료됐다. 산림청은 5일 오전 8시 15분을 기해 “고성산불의 주불 진화를 마무리하고 잔불 정리 중”이라며 “속초와 인제도 20~50% 가량 진화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고성 산불로 인해 250ha의 산림이 모두 불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원도 산불이 삽시간에 퍼지게 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강풍이 5일 오전 중에는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진화 작업 이후 복구 작업에 대한 관심도 나오고 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영상=손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