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70)씨와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번 주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나란히 법정에 선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오는 9일 오전 이씨와 조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재판은 애초 지난달 시작 예정이었으나 변호인 측이 기일 변경을 신청하면서 한 달가량 밀렸다. 이날 재판은 정식 절차인 만큼 모녀 모두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첫 재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측 설명과 피고인 측의 혐의 인정 여부를 확인한다. 이씨와 조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를 받는다. 이씨는 6명, 조씨는 5명의 가사도우미를 각각 불법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은 이씨와 조씨의 지시를 받아 필리핀 지점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선발한 뒤 대한항공 소속 현지 우수직원으로서 본사의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한다고 꾸며 일반 연수생(D-4) 비자를 발급받았다.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된다.
검찰은 두 사람을 재판에 넘기면서 불법 고용을 주도한 이씨는 불구속기소 하고, 조씨는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도 벌금 3,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